[헤럴드POP=이소담 기자]이란 출신의 세계적 거장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 '세일즈맨'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무슬림 정책에 맞서 시상식 불참 선언 및 공식 성명서를 발표해 전세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란 출신의 세계적 거장,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이란 영화 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신작 '세일즈맨'으로 지난해 칸영화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며 다시 한 번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허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을 선언,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당한 상황에도 불구, 시상식에 참석해서 내 의견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를 위한 예외가 만들어지더라도 해당 조건들은 내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불참을 선언하게 된 것이 유감스럽다”라는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그들이라는 두려운 이미지를 만들어 공포심을 조성하고, 다름의 가치를 불일치로, 적대감으로, 공포심으로 활용하는 강경파들. 그들이 한 국가를 굴복시켜 다른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것은 미래의 분열과 적대감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믿는다”라며 테러를 막기 위해 무슬림을 배척하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무슬림 정책을 비난했다.
더불어 “이 세상은 차이점보다 유사점이 훨씬 크다고 믿는다. 성명서를 통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입국하고자 시도하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의 시민들과 나의 동포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부당한 조건에 대한 비난을 표현하고, 무엇보다도 현 상황이 국가간 분열을 일으키지 않기를 희망한다”라며 미국에서 배척당한 7개국 시민에 대한 위로는 물론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제8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불참을 선언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 '세일즈맨'은 이전 세입자들의 물건이 남아 있는 기이한 아파트로 이사를 한 젊은 부부, 그들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꾼 미스터리한 사건과 처절한 복수를 다룬 웰메이드 드라마. 올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으로, 9일부터 시작되는 CGV아트하우스 ‘2017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정식 개봉에 앞서 만나볼 수 있다.
●'세일즈맨'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공식 성명서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을 발표하게 되어 유감이다.
지난 며칠간 여러 국가의 이민자들과 여행자들에게 행해진 미국 내 부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에 참석, 언론 앞에서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고자 했다.
불참하려는 의도도 없었고,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시상식을 보이콧하고 싶지도 않았다. 미국영화계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대다수가 미국의 광신주의와 극단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후보가 발표된 날 미국의 배급사에게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 말했고 이 위대한 문화적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는 비록 나를 위한 예외가 만들어지더라도 참석 가능성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조건들이 수반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성명서를 통해 언론 앞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을 전하고자 한다.
국적, 정치적 논쟁, 전쟁에도 불구하고 강경파들은 세상을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이해한다. 강경파들은 ‘그들’이라는 두려운 이미지를 만들어 자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주는 이른바 ‘우리와 그들’의 정신을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나의 조국의 강경파들도 똑같다. 수년 동안 양쪽 강경파들은 차이를 의견의 불일치로, 불일치를 적대감으로, 적대감을 공포심으로 바꾸기 위해 여러 국가와 문화의 비현실적이고 무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는 이 방식은 편협한 개인을 통해 극단주의자와 광신주의자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나는 이 지구의 인류와 다양한 땅, 그리고 문화와 신앙 사이의 유사점이 차이점보다 훨씬 크다고 믿는다. 오늘날 세계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적개심의 근본 원인은 과거 행해진 상호간 굴복의 역사에서 찾아야만 한다고 믿는다. 또한 의심할 여지 없이 오늘의 굴복은 내일의 적개심의 씨앗이라고 믿는다. 한 국가를 굴복시켜 다른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것은 역사의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그것은 항상 미래의 분열과 적대감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믿는다.
이 성명서를 통해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다른 6개국 시민들 그리고 나의 동포들에게 강행되고 있는 부당한 조건에 대한 비난을 표현하고 현 상황이 국가 간 분열을 일으키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란에서, 아쉬가르 파르하디.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