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연극 '남자충동'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연기는 물론이고, 입담, 노래 실력까지 출중한 그들은 무대 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5일 오후 7시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는 '조광화展'의 포문을 여는 조광화 데뷔 20주년 기념 'Thanks Concert - Reply'의 마지막 무대인 '남자충동DAY'가 펼쳐졌다.

이날 5일간의 6회 공연 종지부를 화려하게 장식한 배우들은 오는 16일부터 TOM1관에서 연극 '남자충동' 무대에 서게 될 박해수, 전역산, 송상은, 문장원, 이현균, 백승광, 정승준, 박광선. 그들은 입장부터 남달랐다. 박해수를 손가마에 태워 등장, 시작부터 웃음을 선사했다.

연극 '남자충동'은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 콤플렉스’를 지닌 주인공 장정의 이야기다. 장정은 힘을 키워 조직을 꾸리고 가족을 지키는 것을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한다. 노름에 빠져 가족은 뒷전인 아버지 이씨와 이에 이혼을 선언하는 어머니 박씨, 섬세하고 유약한 동생 유정과 강박적 남성성을 부정하는 그의 연인 단단, 장정의 아픈 손가락인 막냇동생 달래 등이 등장하며 장정과 그의 주변 인물들 간의 첨예한 갈등을 그려 나간다.

주인공 장정 역의 박해수는 "조광화 연출에게 '남자충동' 대본을 받은 건 꽤 오래전 일"이라고 고백했다. 이에 조광화는 "장정 역이 찾기가 어려웠다. 하고 싶다고 달려드는 배우는 많은데 인지도와 커리어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요즘에는 작품을 여러 개 걸쳐서 하는 분위기인데, '남자충동'은 워낙 대본이 어려워서 올인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거친 남자의 파워에 섬세함, 그리고 코믹함이 묻어나야 하는 캐릭터다. 내 마음에도 들어야 하니 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한 공연에서 박해수를 발견했는데 계속 눈이 갔다. 대본은 연극 '프랑켄슈타인'(2014) 하기도 전에 이미 줬다"면서 오래전부터 장정 역으로 박해수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남자충동'의 장정 역에는 박해수와 더불어 배우 류승범이 더블 캐스팅됐다. 박해수는 "더블 캐스팅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배역도 그렇고, 류승범 씨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 부담은 영상을 통해 얼굴을 비춘 류승범의 사행시에서도 드러났다. 미처 함께 공연에 참여하지 못한 김뢰하, 황영희, 류승범은 영상을 통해 깜짝 인사를 전했다. 특히 류승범은 '남자충동'으로 멋진 사행시를 지어 환호를 받았다. "(남)자충동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충)동적인 감정을 감추려고 하는 (동)물들의 향연"이라는 그의 사행시에 박해수도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남)사스럽게 (자)~아 (충)분히 (동)동구리~동"이라며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고 웃음은 선사했으나 그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현장에 가면 후배가 많이 생겼다"는 박해수는 특히 "'남자충동' 후배들은 굉장하다"며 추켜세웠다. 그는 "매번 후배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생생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습실 에피소드를 묻자 "박해수가 옷을 벗었디"는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박광선은 "런을 돌때 박해수 선배가 순서를 착각하고 먼저 옷을 벗었다. 그런데 다시 입을 타이밍을 놓쳐서 계속 벗고 있었다"면서 "그 옆에서 저희는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드리브를 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든 배우들이 조광화의 러브콜을 받고 합류한데 비해 단 한 사람, 문장원만이 오디션에 합격한 케이스다. 문장원은 "뮤지컬 '알타보이즈' 공연에서 저를 보신 것 같았다. 오디션 제안을 주셨다. 처음에는 여장남자 역할이라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조광화는 "쇼가 아닌 리얼리티로 보일 여장남자가 필요했다. 자주 여장을 하는 배우 말고, 진짜 관객이 처음 보고 여자로 속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외의 카드를 발굴하기 위해 오디션을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출의 기대에 힘입어 문장원은 네일아트를 하고, 누나 치마를 입고 연습을 한다고. 그는 "네일아트를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말로 여자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배우들은 '남자충동'의 명장면으로 마지막 신을 꼽았다. 박광선은 "마지막 장면의 장정은 정말 안 멋있다. 남자의 연약함, 찌질함이 그대로 나오는 말을 한다. 그게 공감을 일으킨다. 남자라고 다 감출 수는 없다. 그게 꼭 나 같아서 뇌리에 박힌다"고 말했고, 다른 배우들 또한 이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포가 배경인 작품이기에 사투리는 필수다. '서울 토박이'라는 박해수는 "나에겐 분당 감성(?)이 있다. 사투리 쓰는 역할을 많이 맡아와서 어색하지 않다. 그냥 내꺼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박해수는 "가족 이야기라 런 돌며 항상 먹먹한 상태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남자충동'은 코미디, 경쾌한 작품이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면서 관객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남자충동DAY'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건달 역 배우들(이현균·백승광·박광선·정승준)은 남진의 '둥지'로 마치 노래방에서 노는 듯한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했고, 이어 전역산·문장원은 패닉의 '달팽이'를 열창하며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꾀꼬리'라는 별명으로 조광화 연출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홍일점 송상은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맛깔나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뮤지컬 배우 장은아는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 '레베카'와 '서편제' 넘버 '살다보면'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표현하며 큰 성원을 받았다.

연극 '남자충동'에는 장정 역 류승범·박해수, 아버지 이씨 역 손병호·김뢰하, 어머니 박씨 역 황영희·황정민, 유정 역 전역산, 달래 역 송상은·박도연, 단단 역 문장원, 건달들에는 이현균·백승광·정승준·박광선·류영욱·고유안이 출연한다.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공연.

(사진 제공=프로스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