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요원/사진=민은경 기자
배우 이요원/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가족극을 택한 이요원의 안목은 이번에도 통할까.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제작 청우필름)이 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과도한 신파는 없었고, 적절한 코미디와 소소하지만 흐뭇한 감동이 남는 착한 영화 ‘그래, 가족’이었다.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남매에게 막냇동생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가족 탄생기를 그린다. 이요원이 잘난 척 하지만 결국 빽 없는 흙수저 둘째 수경 역, 정만식이 번듯한 직장 하나 없는 40대 철부지 가장 성호 역, 이솜은 하루 벌어먹고 사는 알바생 주미 역, 정준원이 막내 낙이 역을 맡았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튜디오는 첫 한국영화 배급작으로 ‘그래, 가족’을 택했다. 이유는 바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이기 때문. 디즈니 측은 “폭넓은 세대의 관객층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하는 디즈니의 방향과 가족영화로서 웃음과 감동을 담은 ‘그래, 가족’의 영화적 메시지가 부합해 배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요원이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그래, 가족’을 택한 이유 또한 요즘의 충무로에선 찾아보기 힘든 따뜻한 가족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따뜻한 가족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이요원은 “내가 할 수 있는 영화 시나리오를 만나서 반가웠다. 그래서 출연하겠다고 했다. 또 4남매의 이야기잖나. 이런 연기도 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배우들이었다. 다들 영화에서만 보던 사람들이라 어떨까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 즐겁게 작업했다”고 ‘그래, 가족’ 출연 이유를 전했다.

영화 '그래, 가족' 이요원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그래, 가족' 이요원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공개된 ‘그래, 가족’은 초반엔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남매가 서로 미워하고 연락조차 하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채까지 써서 가족들에게 빚만 안긴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던 삼남매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뿔뿔이 흩어지고 생사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사이가 된다. 그런 삼남매가 오랜만에 모인 곳이 바로 아버지의 장례식장이다. 거기서 아버지의 아들이자 자신들과 형제라 주장하는 11살 소년 오낙(정준원)을 만나면서 이들의 마음에 변화가 찾아온다. ‘그래, 가족’은 초현실적일 정도로 요즘의 가족상을 반영하고 있다. 오빠에게 반말하며 욕설까지 하는 맏딸 수경, 늘 사기만 당하는 무능력자 맏아들 성호,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셋째 수경까지. ‘그래, 가족’의 삼남매는 요즘의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 흙수저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다.

허나 ‘그래, 가족’은 삼남매, 아니 하늘에서 떨어진 막내까지 사남매가 울고불고 질질 짜면서 극적으로 가족이 되는 모습을 그리진 않는다. 사소한 일이 모여 큰 사건이 되지만 그것이 이들을 가족으로 묶는 연결고리는 아니다. 대신 조금씩 조금씩 스며든 막내 오낙의 마음이 이들 마음의 빗장을 연다. 활짝 열리진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가족이기에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고, 핏줄이기에 서로 아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지 않는다. 대신 어쩔 수 없이, 태어날 때부터 가족이란 이름으로 엮인 이들이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어쩌면 ‘그래, 가족’은 스릴러, 범죄액션 영화가 범람하는 충무로에선 너무 MSG없는 심심한 영화로 여겨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웃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미소를 짓게 되고, 울라고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울게 만드는 영화가 바로 ‘그래, 가족’이다.

여기에 늘 주체적인 여성이 중심이 되는 작품을 택해왔던 이요원은 ‘그래, 가족’에서도 균형감 있게 극을 이끌며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다. 까칠하고 시크하지만 인간적이며 밉지 않은 수경은 이요원 그 자체였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현실 짜증 연기는 최고라 할 수 있는 이요원의 열연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이요원이 복귀작으로 ‘그래, 가족’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런 영화도 충무로엔 필요하다. 가족극 ‘7번방의 선물’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처럼 ‘그래, 가족’ 또한 핏빛 충무로에서 훈훈한 감동으로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는 2월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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