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경 기자
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영화인 1052명이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선언'이 (가칭)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준)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날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는 블랙리스트설에 대한 업계의 분위기를 밝혔다. 그는 "그로 인한 피해를 묻는 질문은 우리에겐 서글픈 일이다. 직접적 피해자만이 당사자가 아니다. 영화인의 최소한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언론에 보도되고 물질적 피해를 입은 분만 피해자가 아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모든 사람들이 해당된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김철민 감독, 김선 감독 / 민은경 기자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김철민 감독, 김선 감독 / 민은경 기자

◆ 영화감독들 "우리가 블랙리스트 피해자"

자신이 실제로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불안한 외출' 김철민 감독과 '자가당착' 김선 감독이다. 김철민 감독은 "나는 세월호 시행령 폐지 촉구 선언에 동참한 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만든 영화가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두고 압력이 있었다더라"며 "그간 농담으로 '정부에서 탄압을 하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그것보다 더한 현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내 본업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지만,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함께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김선 감독은 "내가 만든 '자가당착'은 사진이나 인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근데 지난 2009년 정치적으로 불손하단 이유로 제한상영을 받았다. 국가원수를 죽이려는 살인무기 같은 영화라더라. 과장하는 게 아니라 진짜 워딩이 그랬다. 결국 행정소송을 걸어 5년만에 승소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인디스페이스 안소영 사무국장,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듀서 / 민은경 기자
인디스페이스 안소영 사무국장,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듀서 / 민은경 기자

◆ 인디스페이스-부산국제영화제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시장 수사해야"

독립영화 상영관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나섰다. 인디스페이스 안소영 사무국장은 "영화진흥위원회는 상영관 검열을 해왔다. 2007년 시작된 관련 사업이 2010년에는 파행을 거듭했다"라며 "게다가 우리는 2014년 사업평가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2015년 지원받지 못했다"라며 '자가당착' 등 사실상 금지된 영화를 상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도 입장을 밝혔다. 남동철 프로듀서는 파행을 거듭해온 부산국제영화제를 되살리기 위해 서병수 시장을 수사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용관 위원장 사퇴 압박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남 프로듀서는 "2년 정도 우리가 싸워왔다. 어떻게 보면 순진하게 생각한 것도 있다. 공동위원장 체제를 하거나 다른 식으로 하면 여기서 멈추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굉장히 집요한 보복을 하더라"고 했다. 그는 "누가 탄압을 했고 어떤 식으로 보복행위를 했는지 정확하게 진상 규명을 해야한다. 그래야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 시네마달 측 "좌천되고 징계받은 사람들 복권해야" '다이빙벨' 시네마 달 측은 김세훈 위원장 사퇴 및 구속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일권 대표는 "그간 반정부적인 영화들을 상영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걸 실질적으로 집행한 사람은 시기적으로 보면 김세훈 위원장이다"라며 "그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들과 영화진흥위원회 직원들이 지시사항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좌천되거나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복권시켜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류승완 감독 / 민은경 기자
류승완 감독 / 민은경 기자

◆ 류승완 감독 "블랙리스트, 국가 주도 왕따행위"

'베테랑'(2015) '부당거래'(2010)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감독들을 대표해 나섰다. 그는 "국가가 개인의 생각을 통제하려는 건 심각한 일이다. 특히 영화감독들은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가 있다. 그건 우리의 재산이다"라며 "나도 '부당거래'로 해외 영화제에 진출했을 때 담당 프로그래머들이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고 하더라. 다들 내게 '괜찮으냐'라고 물었다"라고 개인적 경험을 밝혔다.

류 감독은 "지금 상황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국민에서 뺏어가려는 거다. 국가가 주도해 왕따를 시키는 게 아니냐. 문화계 전반에 벌어진 이 사태를 지나친다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고 억압하려할 것이다. 시민들이 이 사건의 중요성을 알길 바란다.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책임지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따.

앞서 전현직 영화인 1052명으로 구성된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 측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등이 영화진흥사업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을 훼손하였다며 이들의 사퇴, 특검의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시장 즉각 소환 및 구속 수사, 김세훈 위원장 주최 제67회 베를린 영화제 '한국 영화의 밤' 행사 계획 중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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