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또 증명됐다. 연기로는 깔 수 없는 이병헌은 ‘싱글라이더’에서도 여전했다.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가 17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충격적인 반전에 놀라고 이병헌의 독한 열연에 97분 내내 놀랄 수밖에 없었던 ‘싱글라이더’였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실적 좋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 공효진이 새로운 꿈을 찾고 싶은 재훈의 아내 이수진 역, 안소희가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 역을 맡았다.
이병헌이 맡은 강재훈은 잘나가는 증권회사 지점장이었지만 윗선만 믿고 부실채권을 고객에게 판매했다가 모든 걸 잃게 된다. 회사, 가족, 친구, 재산까지 모두 사라진 상황. 강재훈은 2년 동안 한 번도 둘러보지 않았던,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아내와 아들을 만나기 위해 호주로 향한다.
하지만 그 곳에 강재훈의 자리는 없었다. 아들의 영어 조기교육을 위해 호주로 보냈던 아내 수진은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재훈 없이 혼자 집에 있는 것조차 불안해했던 아내는 문이 열린 것도 모르고 자유분방하게 호주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더구나 왠지 친근해 보이는 옆집 남자도 거슬린다. 선뜻 아내 수진 앞에 나설 수도 없는 재훈. 자신이 돌보지 않아도 충분히 잘해낼 것이라 믿고, 돈 버는 데만 열중했던 남자는 그렇게 설 곳을 잃었다. 그리고 재훈을 연기한 이병헌은 상실감으로 가득한 한 남자의 심정을 최소한의 대사와 함께 섬세한 눈빛 연기와 표정으로 담아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오열하고 울부짖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허함이다.
특히 이병헌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뒷모습만으로도 97분의 반전을 위한 조각들을 촘촘하게 쌓아냈다. 다른 남자 앞에서 웃고 있는 아내, 나보다 더 가까이서 내 아들과 아내를 챙기는 옆집 남자, 영어가 익숙해진 듯 이젠 한국말보다 영어가 먼저 튀어 나오는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낯섦까지. 매 순간마다 다른 감정의 결을 담아낸 이병헌의 얼굴이다.
이병헌이 완성한 ‘싱글라이더’. 이병헌이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싱글라이더’. ‘싱글라이더’ 자체가 곧 이병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액션, 범죄 오락 장르 영화에서 소비되던 배우 이병헌을 감성 드라마 속으로 불러온 이주영 감독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역시 연기로는 무결점인 이병헌이다.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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