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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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기대했던 작품이어서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첫 경험이자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는 후련한 마음이 듭니다” 작품을 마친 신세휘의 소감이었다.

‘고교10대천왕’, ‘한효주 닮은꼴’. 신세휘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키워드들이다. 신세휘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tvN 예능 프로그램 ‘고교10대천왕’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한효주를 떠오르게 하는 청순하고 단아한 외모에 예의 바르면서도 똑 소리 나는 성격, 나이보다 성숙한 분위기 등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신세휘가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배우 활동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연기력에 대해 기대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에서 쌓은 인지도로 쉽게 배우 일을 시작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신세휘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며 유쾌한 반전을 이뤘다.

JTBC ‘솔로몬의 위증’은 학교에서 한 학생이 죽은 채 발견되고,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 위선적인 어른들의 모습에 실망한 10대 학생들이 직접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극으로, 신세휘를 포함해 인지도가 낮은 신예들이 대거 출연했다. 소위 ‘스타 캐스트’가 없었기에 출연진에 대한 기대가 큰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본과 연출이 워낙 좋았고, 학생 역할의 배우들 모두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줬으며, 신세휘 역시 극 안에서 제 몫을 다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처음 저를 뽑으실 때 어떤 점이 마음에 드셨는지는 감독님께 여쭤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작품을 하면서 집중력이 좋다고는 해주셨어요. 너무 아쉽게 끝난 작품이었는데도 다들 잘했다고 해주시고 고생했다고 해주셔서, 종방연 때 눈물이 조금 났었어요. 너무 아쉽고 죄송스러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했다고 해주셔서 감동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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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이주리로 분한 신세휘는 예민하고 히스테릭한 캐릭터를 맞춤옷 입은 듯 표현해냈다. 조용조용하고 나긋한 어투,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로 신세휘를 기억하는 이들은 평소 모습과 다른 그의 연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실제 신세휘는 이주리라는 캐릭터와 달리 느긋하고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누르고 넘기는 편이었다. 때문에 자신과 다른 성격의 인물을 표현하고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무언가를 행하기보다는 감정들을 연구하려고 하고, 주리의 인생을 간접경험하려고 대본을 계속 읽었어요. 책을 읽다보면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빠져들잖아요. 그런 것처럼 주리한테 빠져들어서 정말 최우혁(백철민 분)을 미워할 수 있게 주리의 감정을 계속 생각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표현하는 게 실제 나이보다 성숙하게 되나 봐요. 대본 리딩 하는데 감독님께서 고등학생 감정이라기보다 20대 중후반의 감정이 나오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너무 악하게만 표현하려고 해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싶어서,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를 생각했어요. 주리는 아직 18살이잖아요. 18살밖에 안 된 아이의 면모들을 많이 보려고 노력했어요. 초롱이한테 의지한다든가, 괜히 엄마한테 쏘아대거나, 거짓말을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모습들에서 어린 아이 같은 면모가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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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리는 어두운 감정을 자기 안에 품고 있고, 그 감정을 어떻게 제대로 해소하고 표현해야 할지 알지 못해 늘 날이 서 있는 인물이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감정 소모가 심한 캐릭터였다. 그래도 이주리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표현해봤고, 그 경험은 신세휘에게 굉장히 특별했다.

“촬영할 때마다 격한 감정 표현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 하면서 지치기도 했어요. 힘들다기보다는 내 자신이 우울해지더라고요. 무슨 일 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람 자체의 분위기가 우울해졌던 기억이 있어요. 작품에 집중하는 건 좋지만 이러다가 정말 너무 우울해지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감정들이 저한테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에요.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감정 표현을 하면서 조금은 발전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기도 했어요”

“주리가 재판장에서 내가 사건 현장을 봤다고 이야기 했을 때, 지훈이(장동윤 분)가 와서 주리에게 진실을 믿고 싶은 건지 아니면 자신이 꾸며낸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건지 물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주리 입장에서 잠깐 혼란스러웠어요. ‘내가 믿고 있었던 게 과연 뭐지? 내가 뭐하는 짓일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돼, 말려들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하면서 정말로 내가 봤다고 말하는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특별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신세휘가 얼마나 이주리에 푹 빠져서 연기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던 만큼, 자연스럽게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뒤따랐다.

“저는 작품에만 신경 썼지, 반응에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작품성에 대한 칭찬도 많고, 신인들이지만 발전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평가도 많아서 뿌듯했어요. 부족한 모습인데도 너무 밉게 보지 않으시고, 경험이 없는 것을 이해해주시는구나 싶어서 감동이었어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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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이주리는 얼핏 보기에 얄밉고 이기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독기가 가득하고 날을 세운 말과 행동들은 아직 표현 방법이 미숙한 아이가 할 수 있는 ‘아프다’는 표현이었다. 때문에 신세휘는 그런 이주리가 안타까웠고, 마음이 쓰였다.

“그냥 보기에는 얄밉고, 나쁘고, 악한 면도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연구하고 주리에 동화되다 보니까 안쓰러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잖아요. 외로움과 증오심을 안고서도 아무런 표현을 못하잖아요. 그렇게 마음은 점점 썩어가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의지할 곳도 없고, 점점 나 자신도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가잖아요. 그 어린 나이에 안 좋은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겠다 싶어서 안쓰러웠어요”

이제는 이주리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 신세휘는 이주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고생했고, 이제 좀 더 너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자. 그리고 내가 네 아픔을 겪어보지 않는 이상 너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잠깐이나마 너로 살아가면서 네 삶이 얼마나 피폐하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너에게 도움이 많이 되고 싶었어. 역할을 잘 만난 것 같아서 좋았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앞으로 좀 더 성숙하게 생각할 수 있는, 아프지만 의연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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