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미국 드라마 안 부러운 명작이 탄생할 줄 알았다. 처음에는 그랬다. 그런데 도돌이표 전개도 모자라 스릴러에서 시트콤이 됐다. 이쯤 되면 묻고 싶다. '미씽나인', 진짜 정체가 뭘까?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연출 최병길)이 또다시 표류 중이다. 레전드 엔터테인먼트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탑승자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론은 시작도 안 하고 변죽만 울리는 중이다.
22일 방송된 '미씽나인' 11회에선 실종된 서준오(정경호)가 한국으로 살아 돌아왔다. 현재 그는 최태호(최태준)과 장도팔(김법래)의 계략으로 무인도 연쇄 살인마로 몰린 상황. 누명을 벗기 위해 그는 라봉희(백진희)와 힘을 합쳐 반격을 결심했다. 그간 최태호의 반복된 살인과 범죄행각에 지친 시청자들이 기다리던 속 시원한 전개가 곧 펼쳐질 것 같았다.
그런데 서두가 너무 길었다. 아니 길다 못해 산으로 갔다. 이날 방송은 절반가량이 서준오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할애됐다. 남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밀항을 택한 그가 겪는 일들이다. 하지만 밀항선 속에서는 황당무계한 일들만 펼쳐졌다. 컨테이너 안에 갇힌 사람들이 불놀이나 야바위를 하고 있었던 것.
게다가 한 밀항자는 서준오와 "알자고 하지 마쇼"라며 말장난만 지겨울 정도로 반복했다. 목숨을 걸고 밀입국을 택한 사람들이라곤 볼 수 없었다. 그간 회차마다 줄초상을 치르던 드라마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물론 제작진의 의도가 쉼표였다면 어쩔 수 없다. 무인도를 떠나 문명의 세계로 돌아온 서준오의 이야기를 빠르게 그려내는 것도 좋지만,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던 그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효과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지금 '미씽나인'에게 필요한 건 '사이다 전개'다. 그간 최태호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던 주인공들이 보여줄 판 뒤집기다. 이를 위해선 실없는 농담 따먹기 보단 조금 더 치밀한, 개연성 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