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싱글라이더’ 이병헌과 ‘루시드 드림’ 고수가 한 날 한 시 부성애 코드로 맞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부성애다. 감성 드라마 속 기러기 아빠 이병헌과 SF 추적 스릴러 속 아들을 잃은 아빠 고수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배우 이병헌, 고수가 22일 스크린서 맞붙는다. 먼저 ‘번지점프를 하다’를 잇는 이병헌의 감성 연기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싱글라이더’에서 실적 좋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을 맡았다. 부실채권 사건으로 인해 친구, 가족, 재산을 모두 잃은 재훈은 영어 조기교육을 위해 호주로 보낸 아들과 아내 수진(공효진)을 떠올리고 그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아내를 본 재훈은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재훈이 호주로 아들과 아내를 보낸 이유는 단 하나. 영어 교육 때문이다. 재훈은 “영어를 일정수준 이상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과는 경제모임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하며 가기 싫다는 아내를 아들과 함께 호주로 떠나보내며 기러기 아빠를 자청했다. 가족의 빈자리를 느낄 새도 없이 일에 몰두하던 재훈은 모든 걸 잃고 나서야 아내와 아들을 떠올리게 된다.

‘싱글라이더’는 부성애를 잊고 살았던 남자의 각성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2년 사이에 이들의 간극은 너무나 벌어졌고, 재훈에겐 달라진 가족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아내 수진의 진심을 알게 된 재훈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충격적 진실과 마주한다.

이병헌은 이러한 재훈의 요동치는 심리를 절제된 연기와 세밀한 터치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역시 연기로는 지적할 것 하나 없는 이병헌이다. ‘싱글라이더’의 최대 강점은 이주영 감독의 덤덤하면서도 담백한, 꾸밈없는 연출과 그 안에서 물끄러미 진실을 바라보는 이병헌이 미친 열연이다. 반면 고수의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제작 로드픽쳐스)은 그야말로 반전과 사건의 연속인 작품이다. 대기업 비리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 추적 SF스릴러 영화로 자각몽, 공유몽을 소재로 한다.

고수는 ‘루시드 드림’에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추적에 나서는 대호를 연기한다. 어느 날 우연히 읽은 기사 속에서 루시드 드림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의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소현(강혜정)의 도움을 받아 아들을 잃어버린 그 날의 기억으로 돌아가 납치범의 단서를 추적한다.

고수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역을 위해 초반 10kg을 증량하는 독한 면모를 보였다.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10kg을 감량했고, 최종적으로는 18kg을 감량해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을 비주얼로 담아냈다. 특히 고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엔딩 클라이맥스 신을 위해 달려갔음을 밝혔다.

물론 이병헌에 비하면 연기력 면에선 아쉬운 점도 있는 고수이지만, 실제 아이의 아버지답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부성애를 부족함 없이 표현해냈다. 잘생긴 외모 대신 연기에 대한 열정에 주목하길 바랐던 걸까. 충격적인 똥배까지 보여주며 비주얼 대변신에 나선 고수. 꿈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액션신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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