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휴 잭맨의 울버린이 '로건'을 끝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1일 개봉한 영화 '로건'(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은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이 어린 소녀 로라(다프네 킨)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휴 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이기도 하다.
그간 휴 잭맨은 9편의 작품에서 17년 간 울버린을 맡았다. '엑스맨'(2000)은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힐링 팩터와 손등에서 튀어나오는 클로, 구레나룻 무성한 수염 등은 그의 상징이다. 하지만 히어로도 세월 앞에선 장사 없다. '로건'은 늙고 노쇠한 울버린을 그린다.
뮤턴트가 태어나지 않은지도 어느덧 25년. 곧 멸종 위기를 맞은 이들은 함께 모여 지낸다. 울버린과 '엑스맨'의 정신적 지주 찰스 등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한들 인간들의 머릿수 앞에선 별 수 없다. 그가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리무진 운전사로 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나면서, 울버린의 인생은 다시 꼬이기 시작한다. 로라로 불리는 이 소녀는 자신을 뮤턴트들이 모인 아지트, 즉 에덴으로 데려가달라고 요구한다. 뮤턴트는 다 씨가 말랐다는데 이 소녀는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
'로건'은 슈퍼 히어로도 늙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덥수룩한 수염과 깊게 팬 주름, 온몸의 흉터 등은 그가 예전의 울버린이 아니란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이전 울버린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발버둥 쳐왔다. 하지만 늙은 울버린은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다. 그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과 후회만 남았을 뿐이다.
울버린을 포함한 '엑스맨' 속 뮤턴트들은 기존 히어로 무비 속 주인공들과는 결이 다르다. 이들은 인간들에게 떠받들어지는 신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특별한 능력을 타고났기에 탄압받고 있는 입장이다. 즉, 뮤턴트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빗댄 존재다. '로건'은 이러한 '엑스맨' 세계관의 정점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건 축복이 아닌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로건'의 장점이 철학적 메시지에만 국한된다는 뜻은 아니다. 액션은 더욱 살벌해졌고, 피를 튀기는 빈도는 잦아졌다. 사람의 머리가 땅바닥에 뒹굴고 총질과 칼질이 난무한다. 액션 블록버스터란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
특히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눈여겨볼만하다. 로라는 로건을 빼다박은 '리틀 울버린'이다. 앞뒤 재지 않는 저돌적인 성격까지 닮았다. 로라 역을 맡은 열한 살의 다프네 킨은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첫 영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묵직한 주제의식부터 업그레이드 된 액션, 바통을 터치할 뉴페이스까지. '로건', 이 정도면 울버린을 위한 성대한 환송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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