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이청아는 왜 '늑대의 유혹' 이후 뜸했을까?
영화 ‘해빙’에 출연한 배우 이청아는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데뷔 시절부터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청아는 데뷔 초부터 반짝반짝 빛났다.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통해 연예계에 전격 데뷔, 2004년 당대 최고의 미남 강동원, 조한선과 함께 '늑대의 유혹' 주연으로 발탁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때만 해도 앞길이 보장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 후로 이청아는 잠시 주춤하며 탄탄대로를 달리지 못했다. "그때 소속사와 일을 봐주시던 분들의 말을 들었으면 더 나아갔을 텐데 '늑대의 유혹' 후 1년 넘게 작품을 안했다. 작품이 많이 들어올 때였는데 내가 겪은 것들에 대해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갑자기 눈을 떠보니 영화가 개봉했고, 날 모르던 분들이 날 알아봐주시고, 21살인데 심지어 내가 고등학생인지 알고, 그러시는 것들에 당황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겪게 되는 것들에 대한 아무 준비가 없었다. 연극배우와는 굉장히 다른 거라 부모님이 부탁을 했다. 학교 다니고 쉬어야겠다고 말이다. 지금같았으면 CF를 찍었어야 했겠지만,(웃음) 대본이 없는데 웃고 표정을 짓는 것 자체가 안되는 애였다. '해변으로 가요'를 하게 됐는데 드라마에 대한 촬영 메커니즘을 겪으면서 세상에 이게 뭐지 싶었다. 그래도 후회되진 않는다. 그건 차근차근 단역부터 시작해오면서 겪는 시간이나, 먼저 겪고 이렇게 올라온 시간이나 똑같았을 것 같다."
이청아는 데뷔 초부터 기대작의 주연으로 파격 발탁되면서 '아버지 빽으로 배우가 됐다'는 식의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청아의 아버지는 연극배우 이승철이다. 이에 대해 이청아는 "지금도 오해를 많이 받는다. 아버지가 방송국 국장이란 말도 있더라. 그땐 그랬는데 굉장히 다행이었다.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는데 심지어 나의 안티팬인데 그럼에도 내가 선택받는 건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나보다, 감독님이 내게서 반짝이는 걸 보시나보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 때 꽤나 진지해서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지금 든다. 요즘은 자꾸만 철이 없어지는데 그땐 감독님의 작품 해석이나 이런 걸 얘기할 땐 신났었다"며 웃어넘겼다.
이청아는 어느덧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며 진짜 배우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꽃의 비밀'로 연극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그는 연극을 통해 얻은 것 중 하나는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종옥 때문에 연극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배종옥 선배님이랑은 '꽃의 비밀' 전 드라마를 두 작품 정도 같이 했다. 말씀을 툭툭 던지고 쿨하고 시원시원하신데 나한테 너무 따뜻하시다. 처음 선배님의 딸 역할로 나와서 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청아야 네가 여기서 너도 잘해야 나도 잘할 수 있다'고 하셔서 집으로 불러 대본도 봐주시고 그 뒷 작품에서 만났을 때 많이 붙지 않아도 안되거나 어려운 걸 많이 여쭤봤다. 배우로서 겪었을 때 아픈 것들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셨다. 나한테 그 시기를 잘 지나갈 수 있게 하는 나침반 같은 존재가 돼줬다. 드라마할 때 그러셨다. 선배님이 연극하시는 걸 보러 갔는데 '나 너 무대 서는 거 봤으면 좋겠다. 연극 한 편 하자'고 하셨다. 근데 내가 여러 사람 앞에 서면 낯도 가리고 공포감이 있다고 했더니 '하면서 깨면 되는거지'라고 하셨다. 선배님과 연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기점을 지나가면서 그런게 딱 없어지기 시작했다."
연극에, 미스터리한 캐릭터까지 어느덧 도전하는 여배우의 아이콘이 된 이청아. 어떤 특별한 계기라도 있는 걸까.
"사람이 큰 일을 겪게 되면 바뀌나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용감해졌다. 하고 싶었던 것, 계획했던 것이 있었는데 '엄마 조금 더 좋아지시면 해야지' 했던 것들이 그냥 내 마음 속에 있었던 생각으로 끝나버리는 걸 한 번 겪고서 '해보고 후회하자'로 바뀌었다. 이전엔 돌다리도 두르려 봤다면 이제는 '해보고 후회하자'로 바뀌어서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전보다 생각은 반 이상은 안하고 있는 것 같다. 안해본 사랑이 마음에 남듯, 해보고 후회해보는 게 나은 것 같다. 그 대신 할 때 최선을 다해 신중하게 해야겠지만 말이다."
끝으로 이청아는 차기작 계획에 대해 "아직은 없다. 연기 폭이 넓어져 마음이 편안하다. 뭐든 들어와 봐라 하고 있다. 지난해 목표가 33세 1월 스펙트럼을 넓히자였다. 한가지 색깔을 더 받자는 것이었는데 아마 올해 '해빙'이 나와 관객들이 접하면 날 의뭉스럽게 봐주시는 분들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청아'라는 얘기보다 '그러고 보니까 그 역할이 이청아였지'라는 반응을 바랐다. '어느 병원에서 그러고 있는 인물이었으면' 했는데 관객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의 복귀작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이청아는 '해빙'에서 살인사건의 공포에 빠진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의 주변을 맴도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으로 분했다.
3월 1일 개봉,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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