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미씽나인’은 어쩌다가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게 됐을까.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연출 최병길/극본 손황원)이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극은 살아 돌아온 서준오(정경호 분)가 최태호(최태준 분)와 장도팔(김법래 분)에게 반격을 가하며 권선징악적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청자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던 최태호의 범행도 세상에 드러났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여전히 속 시원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극 초반 ‘미씽나인’은 연예기획사 레전드엔터테인먼트의 전용기 추락 사고와 조난자들의 무인도 표류, 섬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리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갔다.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그리고, 진실을 좇기보다는 ‘정무적인’ 판단에 의해서 움직이는 관료들의 모습이 현실 사회를 비판적으로 반영해 눈길을 끌었으며, 윤소희(류원 분)와 신재현(연제욱 분)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촘촘하게 풀어가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갔다.
여기에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조금은 씻어내 줄 코믹 요소까지 갖춰져, ‘미씽나인’은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까지 받았다. 때문에 시청률은 낮아도 화제성은 놓치지 않았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마니아층까지 형성됐다.
하지만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호평은 혹평으로 바뀌었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게 변한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미씽나인’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다. 따라서 극 초반에는 신재현과 윤소희가 죽음에 이르게 된 이유가 무엇일지 추리하는 재미를 제공했으며, 라봉희(백진희 분)와 서준오가 정말 선역(善役)인가 하는 의구심까지 자극했다. 매회 벌어지는 사건과 반전은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갈수록 극이 개연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태호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배가 난파당하는 등 죽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계속 살아 돌아왔고,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는 이들을 해치려 했다. 또한 장르 특성 상 극의 양념 역할에 그쳐야 코믹 요소가 전면으로 나오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최태호와 정기준(오정세 분)이 추격전을 벌이다 말고 함께 오락을 하고 떡볶이를 사서 나눠 먹는 장면은 재미있다기보다 실소를 자아냈다. 최태호에 대적할 방안을 논의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매니저가 조는 모습 역시 굳이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뿐만 아니라 만듦새 역시 허술해졌다. 전 국민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최태호가 건달들과 함께 직접 범행 장소를 돌아다니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쉽게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윤소희는 왜 굳이 최태호와 장도팔의 범행 증거를 휴대폰에만 담아두고 전전긍긍 했는지, 또 최태호는 왜 휴대폰이 박살난 것만을 보고 안심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무죄를 증명하기 전까지 최대한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할 서준오가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리고 최태호의 범행 증거를 세상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왜 하필 기자회견이라는 떠들썩한 방식을 택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이렇듯 스토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다 보니, 극 중 캐릭터 역시 일관성을 잃어가고 있다. 초반 라봉희가 기억을 잃은 척 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했던 대목은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어느 순간 사라졌고, 윤소희는 서준오가 신재현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준오에게 살인자라고 비난했던 상황이 됐다. 장도팔이 굳이 신재현을 죽이기까지 했어야 하는지, 이 대목 역시 시청자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미씽나인’은 시청자들의 큰 기대 속에 방영을 시작해, 현재는 최저 시청률 3.6%(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을 기록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쉬움 가득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봐 왔던 정과 의리로 본다는 말을 할 정도. 종영까지 2회 만이 남은 현재, 과연 ‘미씽나인’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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