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최태준의 재발견이다. ‘미씽나인’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최태준이 아닐까.
최태준은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연출 최병길/극본 손황원)에서 밴드 드리머즈 출신으로 현재는 연기자로 성공한 스타 배우 최태호로 분했다. 사람들 앞에서는 온화하게 웃어 보이나, 실상은 오만하고 차갑기 그지없는 인물.
극 중 최태호라는 캐릭터는 악역(惡役)에 해당하며, 선역(善役)인 서준오(정경호 분)와 끊임없이 대립한다. 함께 드리머즈에서 활동했던 서준오에게 팀 해체의 책임을 물어 늘 날을 세웠으며, 무인도에 조난당하고 한국으로 생환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악행들을 저지른 후 그 죄를 서준오에게 뒤집어씌웠다.
최태호는 소속사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가 추락해 무인도에 조난당하는 사고를 당한 이후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태호의 행동은 인물들 간 갈등을 조장하고 시청자들을 속 터지게 했지만,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최태호는 단지 이기적인 행동을 한 것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살인을 하고서도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섬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용기 기장뿐 아니라 신재현(연제욱 분), 윤소희(류원 분), 이열(박찬열 분), 김기자(허재호 분) 등 다수 인물이 최태호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그 때문에 다친 이들 역시 수없다.
뿐만 아니라 최태호는 자신의 죄를 모두 서준오의 죄로 만들었다. 최태호는 기자회견장에서 서준오를 윤소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했고, 뻔뻔하게 눈물까지 흘리며 혼자 살아 돌아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준오 재판의 증인으로 나서서는 위증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한 후 낯빛 하나 바뀌지 않고 서준오가 윤소희를 죽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상세히 서준오가 윤소희를 어떻게 죽였는지 묘사했고, “저희 모두가 서준오가 윤소희를 죽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생존자들 역시 목숨을 위협당했다고 말했다. 물론 최태호가 말한 것은 모두 본인의 죄였다. 최태호는 살아서 다시 만난 서준오에게 “살아 있었냐. 형이 살아 있으면 안 되지”라고 뻔뻔하게 말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렇듯 최태호로 분한 최태준은 매력적인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온기 없는 눈빛과 서늘한 말투는 최태호의 악랄한 면모를 잘 드러냈다. 많은 팬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스타로서의 도도함,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악행을 반복하는 사악함, 죄를 반성하는 않는 뻔뻔함 등을 적절한 완급조절로 표현하며 섬뜩하고 몰입도 높은 악역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몸싸움 도중 신재현이 머리를 다쳤을 때 그를 살릴 수도 있었음을 깨닫는 장면이나 “형은 네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서준오의 진심 어린 말에 “나 왜 이렇게 됐니”라고 한탄하며 눈물 쏟는 장면은 최태호에 대한 연민까지 느끼게 했다. 최태호는 분명 용서 받기 어려운 죄를 수없이 저질렀으나, 최태준은 그런 인물에게까지 동정심이 들게 할 정도로 몰입도 높은 눈물 연기를 펼쳤다.
이처럼 최태준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맛을 살리는 찰진 악역 연기와 악인에게도 연민을 느끼게 하는 호소력 강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가히 ‘최태준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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