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사진=이지숙 기자
김민희/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민희, 홍상수 감독이 불륜을 인정했다.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광도 치명적 스캔들에 가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희의 연기는 빛났다. 그저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만 남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배우 김민희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제작 영화제작 전원사)가 1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에게 첫 공개됐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 주인공이 왜 김민희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과 불륜 스캔들 이후 모든 걸 포기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독일 함부르크로 떠나온 영희와 그의 선배 언니 지영(서영화)이 노천카페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둘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많은 이들이 살고 싶어 하는 나라로 손꼽히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유부남 감독과의 불륜설이 퍼진 상태. 배우인 영희의 미래는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김민희 스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김민희 스틸

영희를 연기한 김민희는 연기인 듯 실제인 듯 카메라 앞에서 모든 걸 내려놨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익숙한 듯 물어든 담배까지. 진짜가 아닌 가짜는 사라져야 한다며 몸서리치고, 그러면서 사랑 앞에 쿨한 듯 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불륜녀 영희의 복잡한 마음을 연기한 김민희. 실제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때문인지 그 모습이 마냥 열연으로만 보이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감탄할 수밖에 없는 김민희의 새 얼굴이 무척이나 반갑고 또 아쉽다.

“그동안 많이 놀았다”는 영희는 “잘생긴 남자는 얼굴값 한다”는 대사도 서슴없이 내뱉고, 이는 김민희의 공개열애 상대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토록 솔직하면서도 거침없이 연기할 수 있을까. 그동안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연기력 성장을 보여주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세계 안에선 영희와 배우 김민희의 경계를 모호하게 오가며 날것의 신선함을 보여준다.

홍상수, 김민희/사진=이지숙 기자
홍상수, 김민희/사진=이지숙 기자

특히 술에 취한 건지, 사랑에 취한 건지, 비련의 주인공이란 자기최면에 취한 건지 모를 몇 차례의 술자리 대화신은 손가락질과 감탄을 동시에 자아내게 만든다.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며 “남자들은 다 병신이야” “여기 사랑받을 자격 있는 사람 있어?” 등의 독한 말을 쏟아내다가도 ‘예쁘다’는 말에 배시시 웃는 영희. 과연 김민희와 영희를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면서도 ‘역시 김민희’라는 찬사를 보낼 수밖에. 때문에 상업영화 출연보다는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배우 김민희의 외도가 안타까울 뿐이다.

너무 당당해서 경악스러운 불륜 인정. 그러나 현실과 작품의 경계를 무너트린 김민희의 연기는 소름이었다. 물론 홍상수와 김민희, 그리고 ‘영원’이란 단어를 조합해 만든 극 중 불륜관계 영희와 상원의 이름부터 곱게 볼 수만은 없지만 말이다. 이에 오는 23일 개봉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두고 관객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심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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