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사람' 손현주/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영화 '보통사람' 손현주/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일당 3만원. 2주일짜리에서 지금의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손현주다.

배우 손현주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제작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한때 2주일짜리 배우에서 전국민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유독 소시민의 삶을 잘 표현해내기로 정평 난 손현주는 “연극과 드라마를 하면서 단역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다보니 보이는 것들은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었다. 방송 출연 초기엔 시간이 많았다.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에 피디가 콘티를 만들면 그걸 볼 수 있었다. 그걸 두고 연습을 많이 했다. 한두 번 해보니 재밌더라.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그걸 감독이 원하는 대로 하고 있는지, 말을 그대로 하고 있는지 바꾸는지 계속 봐왔던 게 쌓였다. 콘티를 쉽게 얻을 수 있어서 많이 봤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손현주는 “방송국 처음에 들어가서 내게 큰 배역을 줬다면 난 못했을 거다. 날 키워준 감독들에게 감사하다. 존재감 없이 늘 ‘어이!’ ‘야!’라고 불렸으니까 말이다. 그게 1990년대다. 90년대 초반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방송에서 살아남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었다. 지금도 KBS 별관에 새벽에 버스들이 출발한다. 새벽 3시 출발은 사극이고 6시에 출발하는 건 현대극이다. 그땐 이야기 안하고 그냥 탄다. 나중에 내리면 알게 된다. ‘너 왜 탔어?’ 그러면 ‘그냥 탔어. 아무 것도 안 할게’라고 하는데, 사람이란 게 아무것도 안 시키진 않는다. 빈 역할을 한두 번씩 시키다 보면 일당 3만원을 받는다. 모이면 제법 소주 값이 된다”고 단역배우 시절 일화를 공개하기도.

영화 '보통사람' 손현주/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영화 '보통사람' 손현주/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방송국이 한때는 내게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는 손현주는 “그땐 ‘야!’라고 불려도 그런 줄 알았고,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선배 배우들에게 스케줄 표를 내가 돌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불편함이 없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손현주는 “물론 쌍욕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땐 캐스팅이 돼도 배역이 허다하게 바뀌었다. 3~4일 찍고 나서도 새벽에 전화 와서 ‘안 나와도 된다’고 하더라. ‘찍어 놓은 건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네가 신경 쓸 거 아니다’라고 하곤 했다. 그래도 호기롭게 일당은 안 받아야 하는데, 그건 또 포기 못해서 수시로 통장을 확인하곤 했다.(웃음) 바우처를 KBS 본관에서만 나눠준다. 그걸 받았던 마지막 세대다. 돈이 뭐라고 아쉬워서 바로 돈으로 바꾸러 안 가고 몇 장 모아서 갔다. 그럼 12만원~15만원정도 되는데 그럼 목돈이잖나. 그렇게 쓰곤 했다. 지금도 아마 배역이 바뀐다고 해도 돈은 받을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방송 초기에 힘들단 생각을 안 했던 건 배워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면서도 손현주는 “모든 배역이 내게 ‘2주일’이었다. 문영남 작가의 일일드라마 ‘바람은 불어도’에서 인쇄소 안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나왔는데 2주일 안에 정리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2주일 안에 뭘 보여줄까 하면서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 늘 그랬다. 1990년대에 머슴 역을 맡았을 때도 그랬고, 드라마 ‘첫사랑’에 출연했을 때도 2주일 안에 결정이 날 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계속 출연할 수도 있고 배역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이다”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건 치열한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손현주는 “그래서 그런 고민을 어릴 때부터 했었다. 잘리지 않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왜 난 항상 2주일 밖에 안 될까?’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하면서 위태롭게 잘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추적자’라는 드라마도 마찬가지였다. 4번 정도 편성이 잡혔다가 안 된다고 했는데, 결국 편성이 됐었다. 그런 식이었다. 유쾌하게 ‘이것 좀 해주겠어요?’라는 상황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속에서 끝끝내 자신의 연기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손현주.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할 손현주의 행보가 기대된다.

한편 손현주 주연 영화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한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의 은밀한 공작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손현주, 장혁을 비롯해 김상호, 라미란, 정만식, 조달환, 오연아 등이 출연한다. 오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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