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영화 '프리즌' 정웅인이 또 악역으로 나섰다. 그런데 이번엔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악역 속에서도 변주를 이뤄내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배우 정웅인의 활약이 반갑다.

배우 정웅인의 이름을 알린 건 시트콤 '세친구'(2000)였다. 지금도 레전드 시트콤으로 손꼽히는 '세친구'에서 정웅인은 '감 잡아쓰'라며 재미없는 농담을 던지는 의사 캐릭터로 코믹 연기 진수를 보여줬다. 이후 정웅인은 영화 '두사부일체'(2001) '2424'(2002) '돈 텔 파파'(2004) '투사부일체'(2006) 등에서 관객을 웃기며 코믹 연기 전문 배우로 자리매김 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정웅인은 코믹 연기만 되는 배우가 아니었다.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2008)에서 톱스타인 동생의 매니저이자 소속사 CEO 장동화 역을 맡은 정웅인은 이성적이고 철두철미한 성격의 인물을 연기해내며 그동안의 코믹 전문 배우 이미지를 씻어냈다. 이어 드라마 '선덕여왕'(2009)에서는 미생 역을 맡아 야비하고도 지질한 캐릭터로 분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웃길 줄만 알았던 정웅인은 그렇게 악역으로 변신을 꽤했다. 바로 영화 '전설의 주먹'(2012)과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 것. '전설의 주먹'에서 손진호 역을 맡은 정웅인은 실제 나이가 들어 보이기 위해 이마의 머리카락까지 뽑는 등 연기열정을 불태웠다. 친구를 수족처럼 부리고, 급기야 싸움까지 붙이는 독한 놈을 연기해내며 배우 정웅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정웅인의 연기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쇄살인마 민준국 역을 맡은 정웅인은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로 안방극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덕에 매회 시청률은 쑥쑥 상상했고, 정웅인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악역으로 성공하자 너도 나도 악역에 정웅인을 캐스팅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코믹 전문배우에서 악역 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지나 싶었던 찰나, 정웅인은 영리하게도 차별화된 악역으로 스크린 컴백을 알렸다. 바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이다.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 익호(한석규)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김래원)의 범죄 액션 영화다. 정웅인은 익호의 범죄를 돕는 비리 소장 강소장 역을 맡았다. 교도소 안과 밖을 이어주는 범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인물이다.

기존 범죄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악역 중 하나로 소모될 수 있었건만, 정웅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범죄자를 경멸하면서도 자신의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 강소장은 다른 죄수 앞에선 냉철한 척, 원칙주의자인 척 군다. 하지만 그 뻔뻔한 겉모습과 반대로 익호를 향한 두려움이 내제돼 있는 인물이 바로 강소장이다. 때문에 정웅인은 언제 뒤통수 칠지 모르는 강소장의 야비함, 범죄자를 향한 두려움을 불안한 시선처리와 미세한 떨림으로 동시에 담아내며 입체적인 악역을 만들어냈다.

이에 정웅인은 "강소장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아버지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감싸주고 묵인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가족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쁜 비리의 온상이지만 그런 아빠를 대변하는 강소장이 매력이 있다고 느꼈고, 그렇게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아빠의 모습이었으면 했다"며 "강소장은 익호의 도움으로 교도소장이 됐다. 익호의 일을 봐주면서도 다른 죄수들 앞에선 철저하게 교도소장의 모습을 유지해야 했다. 익호와 대립할 때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리액션을 뻔뻔하게 하지 않고 살짝 겁먹은 듯 한 그런 느낌을 줬다. 내 나름대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과연 관객은 그런 정웅인의 열연에 어떤 평가를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정웅인을 비롯해 한석규, 김래원, 신성록, 김성균, 조재윤 등이 출연하는 '프리즌'은 오는 22일 오후 5시부터 전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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