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역적’이 반환점을 돌았다. 극 전반부를 이끌어온 배우 김상중과 극의 수장인 김진만 PD가 시청자들이 궁금해했을 ‘역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일 오후 서울 상암 MBC M라운지에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이하 역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역적’은 지난 1월3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최고 시청률 12.5%(10회 방송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두 자리 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극 중 길동(윤균상 분)의 아버지 아모개 역을 맡았던 김상중은 초반부터 극에 무게감과 몰입도를 더하며 작품의 흥행에 크게 공헌했다.
김상중은 “14회를 끝으로 황매산에서 금옥(신은정 분)이를 찾아가는 마음을 갖고 조용히 숨을 거뒀다”며 “만남의 소중한 의미를 깨워준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런 작업을 할 수 있게끔 해준 김진만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아모개라는 캐릭터 자체를 저 혼자 만든 건 아니다. 제가 소화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김 감독께서 날 믿고 한번 같이 해보면 어려움 속에서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썩 괜찮은 아모개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작품에 참여했던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진만 PD는 “김상중 씨가 아모개 역을 맡아서 ‘역적’이 좋은 드라마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을 굳게 다져주셔서 감사했고, 아모개를 떠나보내는 연습을 할 때 연습실이 울음바다가 됐다. 연습하면서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울었다. 슬펐다기보다 아모개가 진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저 스스로도 아모개가 떠난 이후의 드라마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아모개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더 발전하고 성과를 이뤄낼 거라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김상중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훨씬 더 풍부하고 연출과 작가가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깊고 큰 울림통으로 표현해내신 것 같다”며 “아모개 역 캐스팅 때 큰 원칙 중 하나가 반드시 주인공을 했던 분이어야 한다는 것, 대중 분들의 신뢰를 받는 분이어야 한다는 것, 멜로가 되는 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참봉(손종학 분)의 목을 낫으로 베고 나왔을 때 아모개의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저는 그게 정의라기보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금옥(신은정 분)에게 적어도 이 목은 가지고 저승에 갈게, 그런 깊은 사랑을 담고 싶었고, 마지막에도 금옥에게 곧 가겠다고 말하면서 끝이 났다”며 “극이 담고 있는 것은 결국 휴머니티일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을 김상중이라는 배우가 머릿속에만 있고 희미하게 있던 것을 완벽하게 아모개 이야기로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김상중 역시 “저는 늘 드라마를 끝내면 끝과 함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끝과 함께 캐릭터를 거의 잊는 편이었다. 잊고서 여백 없이 색으로 꽉 채운 도화지를 다음 장으로 넘기는 그 과정을 보내는 게 제 루틴이었다. 이번만큼 드라마 속 모습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적은 처음인 것 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모개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상중은 “우리가 살면서 공기에 대한 생각을 별로 안 하고 살 거다”고 운을 뗀 뒤 “아모개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일상의 소소함, 아버지의 모습, 남편의 모습, 이런 것들이 우리한테는 너무나 소소한 일상이 돼 버려서 그 중요함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들을 아무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캐릭터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또한 김상중은 “지금의 젊은 배우들을 보면서 저 나이에 난 저 만큼 연기를 했을까 생각해보면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말 감각적으로 트레이닝 적으로도 많은 준비들을 하고 나온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기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부분이 없다. 오히려 ‘역적’에서 그들이 보여줄 모습들이 저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중은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좋은 디렉션을 받고, 이런 것들이 잘 조합되다 보니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하면서 신경 쓴 부분에 대해 “그동안 제가 주로 기득권층을 연기하지 않았나. 지배권자들의 연기를 많이 하고 제가 시사 프로그램도 진행하다 보니, 천민 연기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그게 이질감을 주면 어떻게 하나 그런 부분이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감독과 외적인 모습을 어떻게 만들까, 그런 것부터 많이 의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자간담회 말미 김상중은 “초반에는 이야기 줄기가 하나였다.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갑과 을의 대립이라는 하나의 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까 밀도 있게 그려졌는데, 등장인물이 많아지고 이야기거리가 많아지다 보니까 느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 나중의 이야기를 위한 장치들이다. 아모개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울 수 있지만, 아직 풀어낼 이야기들이 많다. 오히려 잘 죽었다, 이제 다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가 이제 풀어질 거다”고 자신하며 작품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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