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짐)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OCN ‘보이스’가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종영했다. 작품은 시즌2 제작에 대한 요청이 끊이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 같은 인기는 마지막 회 시청률 5.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수치로 확인 가능한 시청률이라는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첫 회부터 최종회까지 화제성 역시 꾸준했다.

사진 : 민은경 기자
사진 : 민은경 기자

이토록 사랑을 받은 작품이니, 당연히 배우 입장에서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백성현 역시 극 중 심대식이라는 역할을 맡아, 극의 반전을 쥐고 있는 캐릭터를 잘 살리며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백성현에게 ‘보이스’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저를 칭찬해주시는 것도 좋지만 ‘진짜 간만에 드라마 봤다’는 그 평가가 좋았어요. 마지막 회까지 너무 재미있게 봤다는 말을 해주시는 게 기분 좋았죠. 또, 저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코멘트는 종방연에서 (장)혁이 형님이 ‘잘했다, 고생했다’고 칭찬해 주신 거예요. 마치 좋아하는 교수님한테 칭찬받는 것처럼 행복해 했어요. (심대식 정체가 밝혀진 후 촬영한) 할매집 씬은 형님께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형님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어요”

백성현은 인터뷰 하는 내내 김홍선 감독과 배우 장혁에 대한 ‘팬심’을 감추지 못했다. 작품이 마지막까지 ‘웰 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점, 스토리가 강한 흡인력을 가졌던 점 등을 모두 감독과 작가, 열연을 펼친 다른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혁이 형은 1회부터 만들어온 ‘미친개’라는 캐릭터가 있고, 모태구(김재욱 분)는 절대 악이고, 저는 그 중간에서 인간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형들 덕분에 그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아갔던 것 같아요. 또 감독님은 정말 천재이신 것 같아요. 완전히 감독님의 팬이 돼서 사인도 받았어요. 그냥 ‘김홍석’이라고 이름 석 자만 써 주시더라고요.(웃음) 다음 작품 같이 하자고 하면 전 무조건 할 거예요. 작가님도 마찬가지고요. 무한 신뢰를 갖고 있어요. 모든 캐릭터를 다 살려주시는 분들이에요”

사진 : 민은경 기자
사진 : 민은경 기자

특히 백성현은 ‘보이스’를 중심에서 이끌고 갔던 배우이자 자신과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장혁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냥 형 소리가 절로 나와요. 챙겨주시는 게 너무 멋있어요. 동생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형이에요”라는 설명.

“저는 형을 ‘아이리스’ 때도 봤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형과 같이 찍을 일이 없었는데, 소속사 사람들이 형이랑 저랑 잘 맞을 것 같다고 해줬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게 됐고, 하면서 ‘혁이 형은 과소평가 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너무 좋은 분이에요. 또 이번 작품 하면서 그냥 존경하는 형님이 아니라 제가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혹은 다음 작품 선택에 대해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형을 얻은 것 같아서 그게 뜻 깊어요”

섬뜩한 악역 모태구 역을 열연해 극찬을 받은 김재욱과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심대식은 모태구에게 약점을 잡혀 어쩔 수 없이 그의 악행을 돕는 이른 바 ‘빨대’였다. 하지만 실제 극에서는 15회가 될 때까지 만날 일이 없었다. 백성현은 김재욱과 15회 분을 촬영하며 처음으로 연기 합을 맞춰봤고, 처음 함께 촬영한 날 형에게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감독님이 설정 자체를 잘 해주셨어요. 원래 그 방에서 고문당해 죽는 느낌 자체는 있었는데 명확한 그림은 감독님이 그려주신 거거든요. 원래는 맞은 상태로 있는 게 아니라 뒤통수만 맞고 쓰러져서 다시 눈을 뜨면 모태구가 있다는 게 그 장면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눈을 떴을 때 이미 심하게 당해서 묶여 있는 상태고 불도 꺼져 있고 피비린내 나고, 그런 상황을 설정해주셔서 저도 완전히 몰입이 됐어요. 거기다 옆에 살인자 한 분 계시니까 저절로 연기가 되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그래도 형사인데…’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는 ‘여기서는 무조건 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살려주세요’라는 대사도 자연스럽게 나왔고요. 그건 대본에 없던 대사거든요. 중간에 모태구가 손 긋는 것도 형(김재욱)이 설정하신 거고요”

“저는 ‘여기서 그 불쌍한 사람들 다 죽인 거냐’라는 한 마디만 있었는데, 그 한 마디가 굉장히 깊게 와 닿았어요.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대식이는 형사였던 거죠.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파 하고요. 그래서 대식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울컥하더라고요. 그런데 잔인하게도 형님(김재욱)이 ‘너 지금 그게 궁금해?’라고 하니까, 그 순간 ‘지옥에서 보자’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형은 그걸 듣고 더 죽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웃음) 집중하고 있을 때 서로 말하지 않아도 합이 맞는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사진 : 민은경 기자
사진 : 민은경 기자

이처럼 ‘보이스’는 장르물 특유의 쫄깃한 긴장감이 살아있는 연출과 대본,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춰 ‘웰 메이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이스’는 극 중 등장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을 담고 있어 더욱 공감지수를 높였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따뜻한 시선이 극 전반에 녹아 있어, 극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골든타임 팀은 검거를 하러 가는 형사이기도 하지만, 구출을 하러가는 구조대이기도 해요. 감독님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복지원에 갔을 때 나쁜 놈들을 잡기도 해야 했지만, 백진구(홍성덕 분)를 먼저 살리기 위해 나머지 것들은 최소화시키는 것에 포커스를 주기도 했고, 원장을 잡으러 가는 상황에서도 저는 아이를 먼저 안고 나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 것들을 감독님이 매번 작가님과 통화하면서 다 만드신 거죠”

“극을 보면 정말 잔인하거든요. 그런데 바로 내 옆에 더 잔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작품의 가치는 드라마를 보면서 경각심이 생기게 해준다는 점 같아요. 물론 감독님과 형님들은 더 큰 그림을 보시겠지만, 저는 골든타임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사건이 벌어졌고, 네가 재수가 없었고, 어쨌든 우리가 범인은 검거했고…. 단순히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골든타임 안에서 너도 구할 수 있고 범인도 잡을 수 있다'는 게 메시지 아니었을까요”

사진 : 민은경 기자
사진 : 민은경 기자

‘보이스’에서 백성현은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백성현은 벌써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배우다. 아역부터 차근차근 내공을 다져온 그에게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을 시작하는 단계의 배우라고 설명했다. 아직도 부족한 점과 배울 점이 많다는 것. 백성현의 나이 이제 29세가 됐다. 30대, 40대에는 또 어떤 멋진 연기를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된다.

“배우는 내공이 생긴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성공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배우도 저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는구나, 항상 새 작품 들어갈 때마다 저렇게 고민해야 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할 때마다 새롭게 하기 위해 고민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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