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 / 쇼박스 제공
배우 한석규 / 쇼박스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프리즌'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청소년 관람불가란 핸디캡을 깨고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3월 개봉 한국 영화 중 최초다. 파죽지세 흥행세 뒤에는 배우 한석규(52)가 있다. 데뷔 30년을 바라보지만 그에게 매너리즘이란 남의 이야기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범죄 액션 영화다. 한석규가 교도소 절대 제왕 익호, 김래원이 전직 꼴통 경찰 유건 역을 맡았다.

특히나 한석규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는 젠틀한 미소를 벗어던지고 악랄함을 입었다. 잔혹하고 욕망으로 가득한 익호는 한석규의 재발견이다. 충무로의 베테랑 중 베테랑이지만, 그 역시 익호에 접근하기가 쉽진 않았다고.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석규는 익호에 대해 "본능적으로 내가 입기엔 어렵겠구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나현 감독은 한석규에게 '프리즌' 시나리오를 두 번이나 건넸다. 반드시 그가 익호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석규는 "나 감독과 조율을 해봤는데 처음엔 '이게 아니다' 싶더라. 다행히 이건 연극이 아니니 다시 해볼 수 있는 거다"라며 꽤나 진땀을 뺐던 순간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프리즌'이란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는 데뷔 28년차 한석규를 만든 동력이기도 하다. '은행나무 침대'(1996) '초록물고기'(1997) '넘버3'(1997) '접속'(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쉬리'(1999) '텔 미 썸딩'(1999) '음란서생'(2006) '구타유발자들'(2006) '베를린'(2013) '상의원'(2014) 등 출연작 자체가 충무로의 방점이자 역사인 그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한석규는 '프리즌'으로 또 한 번 자신을 시험대에 들게 했다.

영화 '프리즌' 스틸 / 쇼박스 제공
영화 '프리즌' 스틸 / 쇼박스 제공

결과적으로 한석규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프리즌'은 만18세 미만 관람불가란 핸디캡에도 27일 하루 동안 13만171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140만을 향해 가고 있다. 디즈니의 야심작 '미녀와 야수'를 누른 결과다. 한석규는 '프리즌'으로 또 한 번 '국민 배우'란 수식어에 어울리는 필모그래피를 추가했다.

하지만 한석규는 '국민 배우'란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연기에는 완성이 없으니 꾸준히 하는 것뿐이다. 이루고 완성하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젊은 시절에는 뭘 해낸다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란 걸 알았다"라며 "못할 때까지 하는 게, 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늘 플레이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변을 보니 자식도 낳고 죽음도 보게 되더라. 그러다 보면 '난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다. 무대가 주어지고 내가 생각하는 걸 해볼 수 있다면 계속 가고 싶다. 그게 영화가 아닌 드라마여도 상관없다. 아직 못다 한 게 많다. 계속 해나가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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