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날' 포스터 / 오퍼스 픽쳐스 제공
영화 '어느날' 포스터 / 오퍼스 픽쳐스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올봄에 어울리는 감성 드라마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사람과 영혼의 만남을 다룬 '어느날'이다.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제작 인벤트스톤)이 30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로 베일을 벗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모든 것은 병원에서 시작된다. 보험회사 과장 강수는 아내를 잃은 뒤 슬픔과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남자다. 그는 사건 합의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미소를 만난다. 혼수상태인 미소가 바로 그 사건의 당사자다. 가족 없이 외로운 삶을 살다가 사고를 당한 미소는 시각장애인으로 제대로 된 보호자도 없이 병원에 누워있다.

처음 강수에게 미소는 얼른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미소의 곁을 맴돌게 된다. 그때 미소와 꼭 닮은 얼굴을 한 여자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바로 미소의 영혼이다.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던 강수는 현실 부정을 하지만, 서로 상처가 많은 처지란 점을 공통분모로 미소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사람과 영혼의 만남은 드문 소재는 아니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 SBS '주군의 태양' tvN '싸우자 귀신아' 등에서 이미 관련 시도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어느날'이 강수와 미소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뻔하지 않다. 일단 천우희가 연기한 미소는 일반적인 영혼이나 귀신에 대한 묘사와는 결이 다르다. 음침함과는 거리가 먼, 발랄하고 쾌활한 존재다. 그간 천우희가 맡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밝은 축에 속한다. 이는 뻔하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던 천우희의 생각이 반영됐다고.

영화 '어느날' 스틸 / 오퍼스 픽쳐스 제공
영화 '어느날' 스틸 / 오퍼스 픽쳐스 제공

여기에 김남길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졌다. 드라마 '상어'(2013) '나쁜 남자'(2010)를 잇는 열연이다. '어느날' 속 강수는 그가 코미디와 액션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감정 표현에도 능한 배우였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오랜만에 보는 김남길표 절제된 감성 연기다. 유쾌하면서도 속 깊은 강수는 김남길의 재발견이다.

'어느날'은 우연하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만난 강수와 미소가 서로의 소울 메이트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범죄물과 스릴러가 난무하는 충무로에 오랜만에 등장한 감성 판타지다. '멋진 하루'(2008) '여자, 정혜'(2005) '남과 여'(2016)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의 전매 특허 감성 연출이다. 선남선녀가 주인공이기에 로맨스를 그릴 법도 하지만, 뻔한 전개보다는 깊이 있는 감정 묘사를 택했다. 그리움과 이별, 위로 등 다양한 색채가 담긴 강수와 미소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진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5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