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무대도 브라운관도 사로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화에서는 운이 없다. 배우 신성록(34)의 스크린 한풀이, 이번엔 가능할까.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의 흥행 질주가 심상치 않다. 지난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 익호(한석규)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김래원)의 범죄 액션 영화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사랑받고 있다.
'프리즌'의 흥행 질주에 가장 기쁜 이는 아마도 신성록일 것이다. 지난 2003년 SBS '별을 쏘다'(2003)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그는 '별에서 온 그대'(2013) '왕의 얼굴'(2014) '공항가는 길'(2016) 등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한 뮤지컬 '모스키토'(2004) '사랑은 비를 타고'(2006) '드라큘라'(2006) '김종욱 찾기'(2007) 등에 출연한 대학로를 대표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특히나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이재경 역을 실감 나게 소화해 호평받았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이 한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을 연상시킨다고 해 '카톡 개'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이처럼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중인 신성록.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운이 없는 편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농구선수 상은 역으로 시작된 그의 필모그래피는 10여년 간 방점이 될만한 작품이 딱히 없었다.
그나마 김지운 감독의 '밀정'(2016) 신성록의 대표작이다. 1920년대 말, 일제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신성록은 조회령 역을 연기했다.
그런데 신성록은 이마저도 분량 굴욕을 당했다. 이정출(송강호)과 김우진(공유)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보니 조회령의 이야기는 대부분 편집될 수밖에 없었다. 조회령이 김우진과 죽마고우란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아쉬운 일이다. 김지운 감독 역시 "원래 조회령의 드라마가 더 많았는데 시간 압박이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밀정'은 무려 75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스크린 흥행에 목말랐던 신성록으로서는 분량 실종이 더욱 아쉽게 된 상황이다.
그렇기에 '프리즌'의 흥행은 신성록에게는 더욱 감회가 남다를 터. 극 중 그가 맡은 창길은 감옥 내 일인자 익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인물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함이 특징이다. 감옥 내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어찌나 야비하고 얄미운지 그야말로 주먹을 부르는 캐릭터다. 이를 위해 신성록은 걸음걸이는 물론 표정과 말투까지 공을 들였다.
하지만 '프리즌'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의 분기점이 되기에는 다소 아쉽다. 배우로서는 의미있는 도전이지만, 관객에게 그를 각인시키기에는 분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프리즌'의 흥행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이유다. 아직 갈 길이 먼 신성록의 스크린 도전, 그의 인생작은 과연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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