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김윤진의 도전이 영화에서 충분히 나타났으면 한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제작 리드미컬그린, 자이온이엔티)은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검은 사제들'(2015)의 장재현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메가폰을 잡은 임대웅 감독, 그는 일상에 스며든 긴장감 포착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자다. 시작을 알린 '스승의 은혜'(2006)은 사제지간의 공포를 그렸으며, 옴니버스 호러 '무서운 이야기-공포 비행기'(2012)는 고공 스릴러였다. 꾸준히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장르를 파온 그가 '시간 위의 집'을 연출한 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순이다. 이번엔 가족의 공간인 집을 미스터리의 무대로 만들었다. 오랫동안 공을 들인 영화는 이제 막 그의 손을 떠나 관객에게 갔다.
"한편으로는 후련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아쉽다"는 임대웅 감독. 모든 영화 연출자들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그 역시 경험 중이다. 그래도 만감이 교차하는 와중에 '해냈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그는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최선의 선택이라 본다"고 말했다.
'시간 위의 집'은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렇게만 들으면 생소하지만 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라 이해하면 된다. 너무 불친절해도 안되고 친절하면 장르적 재미가 실종되는 게 이 장르의 딜레마다. 임대웅 감독은 "서스펜스나 호러는 보는 사람마다 시각과 해석이 다르다. 강렬하게 가면서 물음표를 던지거나, 서사를 풀어서 기승전결을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결국 절충안을 찾았다"라고 했다. 어쨌거나 지루한 영화를 만들지는 말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는 공간이 중요하다. 거기서 오는 공포감이 있다. 어찌 됐건 그간 내가 해온 장르와 비슷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있다. 하지만 그대로 답습하면 안 되지 않나. 창작자로서 최소한의 성의가 있어야 한다. 익숙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이 힘들었다. 결국 모성애와 결합한 하우스 호러가 나왔다."
그의 말처럼 임대웅 감독이 꼽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모성애다. 미희가 겪는 모든 사건은 결국 이를 향한 여정이다. '시간 위의 집'의 성패가 미희를 연기한 김윤진의 손에 달려있었던 이유다. 임대웅 감독은 "김윤진과 미희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다. 25년이란 세월 동안 고통 속에 살던 그가 다시 집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감정이 특히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배우마다 감독과 소통하는 방식은 다르다. 김윤진은 굉장한 완벽주의자고 꼼꼼한 분이다. 자기관리나 연기 접근 방식을 감독보다 고민을 더 많이 한다. 내가 그만큼 안 하면 현장에서 민망해질 정도다. 그렇기에 내게는 쉬운 배우는 아니었지만, 덕분에 많이 배웠다. '저 정도는 해야 월드스타가 될 수 있구나' 싶더라. 거의 경외감마저 느꼈다."
임대웅 감독은 "예를 들자면 우리 세트장이 산이었다. 근데 김윤진이 촬영 전 3시간 동안 운동을 하더라. 왜 그러는지 물어봤더니 다음날 늙은 미희를 연기하기 위해서였다. 일부러 몸을 혹사시키고 근육도 힘들게 하더라. 아대를 차면서까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더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실 이쪽 장르가 쉬운 편은 아니다. 관객들의 눈높이가 이미 높아졌다. 잘해야 평균이고, 조금만 어긋나면 욕을 얻어먹게 된다. 또 김윤진은 이미 '국제시장'(2014)에서 노인 역을 맡았었다. 그걸 감안하면서도 1인 2역이란 도전을 한 거다. 그게 관객에게 잘 다가가길 바란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