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백성' 공식 홈페이지
사진 :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백성'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역적'이 다소 느슨해진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이하 역적)이 24회 방송까지 마쳤다. 30부작으로 예정된 작품은 결말까지 단 6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보통 16회, 20회면 웬만한 미니시리즈 하나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역적'은 촘촘하게 잘 짜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왔다. 시청자들은 금옥(신은정 분), 아모개(김상중 분)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는 극 중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함께 눈물 흘렸으며 연산(김지석 분), 충원군 이정(김정태 분), 박 씨 부인(서이숙 분) 등의 악행에는 분노했고, 백성들 편에 서서 기득권층에 맞서는 홍길동(윤균상 분)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역적'은 아모개의 서사에서 홍길동의 서사로 확장돼 가는 과정, 갈등구조의 축이 조참봉(손종학 분)에서 연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렸다. 홍길동의 성장 서사는 극 전반에 걸쳐 설득력 있게 녹아들었다. 연출과 극본, 배우들의 호연이 한 데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했고, 이처럼 시원시원하면서 몰입도 높은 전개는 '역적'의 가장 큰 자랑이었다.

하지만 지난 17, 18일 방송된 23, 24회는 전개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연산의 계략에 빠져 힘을 잃고 '인간 사냥'을 당한 후 궁 안 옥에 갇혀 있던 홍길동이 어떻게 궁을 빠져나왔는지, 그 설명이 생략된 점이 지적됐다. 홍길동이 역사(力士)의 힘을 되찾고 궁을 탈출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그려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홍길동이 연산에게 '경고'하기 위해 찾아간 장면에서도 윤균상과 김지석의 열연은 빛났지만, 연출적인 면에선 왕과 역사의 대결에서 기대했던 박진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또한 24회 방송 말미 등장한 홍길동의 궁 급습 장면은 가장 박진감 넘치고 비장미가 넘쳐야 할 장면이었으나, 홍길동을 포함한 홍(哄)가 일곱 식구가 지붕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오히려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홍길동이 먼 거리를 날아 연산 앞에 나서는 모습 역시 지적됐다. 홍길동이 초인적인 힘을 가진 '역사'지,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 홍길동이라는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았던 가면과 망토 역시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상화(이수민 분)와 옥란(정다빈 분) 중 누가 진짜 길동의 동생 어리니인지를 두고 지나치게 시간을 끌고 있는 점은 몇 회에 걸쳐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역적'은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 PD도 '역적' 기자간담회 당시 '역적'이 빠듯한 촬영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직접 밝혔던 바 있다. 때문에 후반부 퀄리티에 대한 우려가 나왔던 것이 사실.

그 우려를 무색케 '역적'은 그동안 연출과 극본 퀄리티 면에서 시청자들을 흡족케 해왔다. 다만 결말에 가까워져 가며 뒷심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물론 2회 방송분으로 '역적'의 남은 전개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시청자들은 그저 '역적'이 지금까지처럼 잘 짜인 전개를 유지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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