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조여정(36)이 역대급 악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캐릭터라고.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연출 홍석구)에 출연한 조여정의 인터뷰가 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진행됐다. 지난 2일 종영한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주인공 심재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조여정은 이은희를 연기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재력까지 갖췄지만, 폭행과 살인 등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다. 별다른 감정의 동요도 없이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다. 그렇기에 더욱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 '광녀'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그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악역은 조여정도 처음이라고. 하지만 참고한 캐릭터나 롤모델은 없었다. 그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조여정은 "그간 배우 생활하면서 만난 모든 악인들을 떠올렸다. 그들에게서 느낀 점을 그대로 떠올렸다. 이래서 배우에게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라며 웃었다.
조여정은 "내가 지금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자각하는 분들은 죄책감이 있다. 행동도 말도 방어적이게 된다. 근데 자기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사람들은 얼굴도 맑고 초롱초롱하다. 그걸 보면서 '이거보다 더한 악인은 없다'고 느꼈다. 소통을 차단하고 '이게 맞아'라고 행동하는 게 아닌가. 그들은 그게 행복한 거다"라고 했다.
이어 "이은희 역시 완벽하게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나도 100% 내가 맞다고 믿자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웃음이 많아졌다. 어린시절 학대를 겪은 인물이다. 그걸 이겨내고 남동생도 보호하려다 보니 씩씩해진 것이다. 대신 엄마를 용서하지는 못한 거다"라며 극 중 최덕분(남기애)에서 쌀쌀맞게 대한 행동의 연유를 설명했다.
사실 '완벽한 아내'는 호평만 받았던 건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가 많은 지적을 받았다. 조여정 역시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그는 "미니시리즈는 대본 전체를 다 보고 선택하는 게 아니다. 초반 대본을 보고 도전하는 것에 가깝다. 이은희는 맡기 전 결심보다 촬영하는 과정이 더 힘들었던 인물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덕분에 내가 안 해본 모습을 표현해볼 수 있었다. 산뜻하게 보였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좋은 팀과 작업해서 행복했다. '완벽한 아내'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이보다 더 최선을 다할 수는 없었다. 내겐 완벽한 팀이었다. 그래도 다음에는 사랑받는 역을 하고 싶다. 연기하다보니 외롭더라.(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