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tvN ‘혼술남녀’ 시즌2 기획 및 제작이 무기한 연기될까. tvN 측은 시즌2 제작 중단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고 답했지만,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혼술남녀’는 지난해 방송돼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알콜 충전 혼술 라이프를 그리며 사랑받았다. 인기리에 시즌2가 올 하반기 편성을 목표로 기획됐지만,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인 故 이한빛 PD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제작 중단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한빛 PD는 '혼술남녀' 종영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에서 "많이 꼬여있었어요. 이십대의 삶은. 하루 20시간이 넘는 노동에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불러내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하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라고 밝혔다.
이한빛 PD의 죽음은 6개월이 지나서야 알려졌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이한빛 PD의 죽음 이후 대책위를 구성했고, 지난달 기자회견으로 그의 죽음을 알렸다. 대책위는 “이 사건은 ‘신입사원에 대한 tvN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며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되어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했다며 CJ E&M에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그의 죽음은 노량진 공시생들의 애환을 다루며 청춘을 위로했던 드라마가 또 다른 청춘 착취의 드라마라는 것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책위는 이한빛 PD 죽음에 대한 사과를 넘어 방송업계 자체의 관행처럼 계속된 노동 착취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CJ E&M은 지난달 18일 “당사 및 임직원들은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할 것이며, 조사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이후 특별한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공적 기관의 조사와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별개”라며 CJ E&M이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한빛 PD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합의되지 않은 과정에서 시즌2를 제작하는 것은 CJ E&M에게도 상당한 부담이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시즌2 제작은 시즌1이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인기를 받았기 때문에 진행된 사안. ‘혼술남녀’ 자체가 방송계의 지속적으로 지적된 노동 착취 문제의 상징이 되면서 시즌2 제작이 의미가 있냐는 업계의 의견도 있다.
대책위는 지난달 19일부터 CJ E&M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CJ E&M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습니다 - 故 이한빛 PD 시민 추모 문화제’에서는 400여 명이 참석해 이한빛 PD를 추모했다.
대책위는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어제(10일)도 1인 시위를 이어나갔다. 대책위는 “오늘 1인시위가 진행되던 도중 바로 맞은편 YTN건물에 붙어있던 대형스크린엔 새로이 당선된 대통령의 취임식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시민들의 힘으로 촛불대선을 만들었던 것처럼 방송업계의 노동환경도 바뀌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 이 희망으로 CJ E&M을 향한 우리들의 요구를 끝까지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달 2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인 노동착취에 기인하고 있어서 더 안타깝도 죄송하다”면서 “해당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고인의 직장 속 책임 있는 사람들의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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