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인터뷰②에 이어)

임강성은 공연할 때 매니저를 동행하지 않는다. 이유는 함께 무대에 서는 배우들과 함께 있고 싶기 때문이란다. 드라마 등 매체 촬영 현장은 언제 슛이 들어갈지 모른 상태로 대기를 해야 하니 움직임에 제약이 있어 매니저의 도움이 필요한데, 스케줄이 뻔히 나와 있는 무대 공연에서는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다.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움직이는 임강성은 '빨래' 연습을 시작하면서 돌연 인스타그램을 닫았다. 현재는 다시 활발히 활동 중인데, SNS까지 정리하며 연습에 몰두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더니 의외로 가벼운 답변이 돌아왔다.

"SNS이 시간을 많이 뺏더라. 내 이름을 검색하면 올려주신 사진이나 공연 후기 등을 볼 수 있다. 그게 좋아서 보이는 건 다 '좋아요'를 누른다. 주로 밤에 혼자 있을 때 보게 되는데, 요즘에는 문득 '안 보는 것이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연을 봐주시고 남겨주신 글은 감사하지만, 무대에서 연기할 때 그 내용을 생각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인스타그램을 닫았던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온전히 연습에 집중하고 싶었다." 뮤지컬 무대에서 임강성은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지금은 몽골 청년이지만, 전에는 싸이코였다가, 귀신을 보는 역할이기도 했다. 바로 직전 작품인 '파이브코스러브'에서는 1인 多역을 맡아 소화하기도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오디션을 보더라도 재미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솔직히 할 수 없는 작품은 할 수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도전해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일단 해본다. 범위는 넓다고 생각한다.(못 할 것 같은 작품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니)음.. 다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네요(너털웃음)."

연기자로서 데뷔는 1997년 MBC '나',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얼굴과 목소리를 알린 것은 2002년 '야인시대' OST로 가수 활동을 할 때다. 활동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연기자로서 적지 않은 작품에 참여했는데, 여전히 맡아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궁금했다. 임강성의 대답은 "많다"였다.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물론 많다. 그런데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내 색깔로 입혔을 때, 보는 이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역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역할이든 좋다."

17세에 데뷔해 20대에 꽃이 핀 임강성은 90년대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외모가 유지되고 있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냉동인간'의 외모 유지 비법을 물으니 당황하는 동시에 부정하며 대답을 이어갔다.

"훈훈한 외모 유지법? 없다. 일단 훈훈하지 않다. 아무래도 세포는 과학적으로 다 늙게 되어있다. 다른 사람들 하는 거 똑같이 하고 살고, 특별히 신경 안 쓴다. 나이 먹으니까 얼굴이 당기고 터서 로션도 작년부터 겨우 바르기 시작했다. 나는 눈코입이 오밀조밀하다. 뚜렷하게 생기지 않아서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나는 뚜렷하게 생긴 분들이 부럽다. 보면 '잘생겼다'는 말이 딱 나오잖나. 나는 그냥 여러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임강성은 신기한 분위기를 지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편안하면서도 여유 있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일상 같은 따뜻함, 긴장감 없는 나른함 같은 공기. 그런 그의 성향은 무심코 튀어나온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잘 나타났다.

"나는 취미가 많이 없다. 풍경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심하게 정말 병처럼 풍경을 보기도 했다.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가서 시골 동네에 차를 세워놓고 지나가는 할머님이 걷는 모습을 2~3시간 보고 있기도 했다. 그냥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 흔들리는 것을 보는 게 좋았다. 힘들어서 힐링이 필요해서 보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특히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공연 무대에서 활동하며 틈틈이 드라마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임강성은 앞으로도 드라마·영화 등에 출연할 계획이다. 회사 매니지먼트 사업부가 없어서 제대로 활동을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마무리가 잘 돼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더불어 이제는 아내가 된 뮤지컬 배우 이은율과 함께 참여한 음원 '하늘 자전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즈밴드의 음원에 우연찮은 기회로 참여했다. 작곡가 분이 '한번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노래를 들어보고 좋으면 하려고 했는데 노래가 좋았다(웃음)."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 보니 팬들의 존재도 더 특별해졌다. 임강성은 팬들을 '고맙고 미안한 존재'라고 표현했다.

"공연을 보러 와주는 것만 해도 사실 고마운 일이다. 작품을 보고 위로받고 '재미있었다' 말하고 가셔도 감사한 일인데, 일부러 기다려서 선물을 주시기도 한다. 사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무대에 서는 일밖에 없잖나. 게다가 이건 내 일인데 만나러 와주시니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팬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내가 무대에 서는 것이 다른 분들께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언제나 생각한다. 나이 먹고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팬분들은 정말 감사한 존재다."

3월부터 시작된 뮤지컬 '빨래'는 오는 11월까지 공연이 이어진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3천 8백 번 이상의 공연 횟수와 58만 관객을 동원한 '빨래'의 매력과 꼭 봐야 하는 이유를 임강성에게 물었다.

"SNS에서 봤던 후기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예전에 공연을 봤을 때는 나영이에 이입해서 봤는데, 다시 보니 할머니에 이입해서 봤다'는 것이다. 이 말이 '빨래'의 매력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이 작품은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일반 공연의 화려함은 없지만, 가슴을 울리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가 처한 상황에 대입될 때도 있고, 주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영화, 드라마를 볼 때 보통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동경하고 멋지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잖나. 그런데 ‘빨래’는 너무 내 이야기이자 주변 사람의 이야기 같다. 그래서 더 공감을 얻고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사진 제공=씨에이치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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