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녀' 포스터
영화 '악녀'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전무후무한 여성 원톱 액션영화가 나왔다.

‘액션 마스터’ 정병길 감독과 ‘액션 퀸’ 김옥빈이 만나 완성한 처절한 액션 영화의 표본 ‘악녀’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

‘메기의 추억’이 음산한 분위기에서 휘파람으로만 흘러나오면서 소름 돋게 만든다. 바로 이어지는 오프닝이 1인칭 시점으로 펼쳐져 관객이 직접 슈팅게임을 즐기듯 시선을 강탈시킨다. 무슨 사연인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총, 칼 등을 사용해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러면서 마지막 관문에 가까운 헬스클럽에 들어가고, 그곳에 있는 거울을 통해 3인칭 시점으로 전환된다. 그 누군가는 ‘숙희’로, 그는 한이 서린 얼굴로 악에 받쳐 있어 품고 있는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초래한다. ‘숙희’가 수많은 남성들을 제압하되, 어딘가 처절해보여 향후 전개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그렇게 복수를 끝냈다 싶은 ‘숙희’는 경찰들에게 붙잡힌 후 어딘가에 갇힌다. 그의 킬러로서의 실력을 알아본 국가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김서형 분)으로 인해 가짜 인생을 살며 그들을 위해 일하게 된다. ‘숙희’와 같은 여성들에게 적성을 찾아 위장시킨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이들의 공간 역시 신선하다.

‘숙희’가 테스트를 받는 과정에서 킬러로 길러진 과거를 회상한다. 그때 지금의 ‘숙희’를 만든 ‘중구’(신하균 분)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신하균은 짧지만 강렬한 액션으로 특유의 섹시한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두 사람이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만큼 김옥빈과 신하균은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한다.

영화 '악녀' 스틸
영화 '악녀' 스틸

‘권숙’에게 합격점을 받은 ‘숙희’는 국가가 시키는 일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액션의 시동 역시 제대로 걸린다. 특히 정병길 감독이 가장 애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오토바이 위에서의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숙희’가 자신의 곁을 맴도는 의문의 남자 ‘현수’(성준 분)와 얽히면서 액션 영화 특유의 쫄깃쫄깃한 전개가 맥이 풀려 아쉽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과하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숙희’가 복수를 다짐하면서 펼치는 액션은 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지 알 수 있다. ‘숙희’는 차를 탄 채 건물 창문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기관총을 겨누거나 기합 소리를 내며 쌍검과 도끼를 휘두르고, 버스 위에 매달리는 등 고난도 액션을 펼친다. 김옥빈이 독보적인 ‘액션 퀸’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특유의 퇴폐미도 극대화됐다.

더욱이 감독이 ‘악녀’가 반어법적인 표현이라고 한 것처럼 ‘숙희’는 ‘악녀’라고 하기에는 애처롭다. ‘숙희’의 대사인 ‘나한테 왜 이래?’가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 그런 만큼 김옥빈은 강렬한 액션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디테일하게 살렸다. 이로써 김옥빈은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신하균, 성준, 김서형, 조은지 등도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영화 '악녀' 스틸
영화 '악녀' 스틸

정병길 감독이 CG를 배제한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연출하면서 생생함이 살아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숙희’가 알아야할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긴장감 역시 배가된다.

극 말미 ‘숙희’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스토리 면에서는 조금 아쉽더라도, 여배우 원톱 주연의 액션 장르로서 한국 영화계의 한 획을 그었음은 틀림없다. 개봉은 오는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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