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봉준호 감독은 극장 상영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고, 배우들은 '옥자'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제공 넷플릭스) 내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봉준호 감독,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다니엘 헨셜,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참석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과 미자 역의 안서현 외 변희봉, 최우식 등 연기파 한국 배우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이날 기자회견 현장은 국내 외 아시아 기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앞서 넷플릭스 측은 오는 29일 넷플릭스와 국내 영화관에서 동시에 ‘옥자’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멀티플렉스 3사 측은 이는 넷플릭스의 주장일 뿐,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특히 CGV 측은 넷플릭스와 극장 동시 개봉은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라며, 극장 선개봉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멀티플렉스 측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최소한 3주간 홀드백을 원한다. 극장업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며 "반면 넷플릭스는 동시 개봉을 원칙으로 삼는데 그 입장도 존중한다. 넷플릭스 가입자분들의 회비로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우선권을 뺏을 수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영화적인 욕심 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 '옥자'가 한국에서만 특이한 케이스다. 원인 제공자는 나다. 촬영감독과 영화 찍을 때부터 큰 화면에서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 한국에서 되도록 큰 스크린에 많이 걸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욕심을 내다 보니 현실적으로 제도나 법적으로 새로운 룰들이 다듬어질 것 같다. 룰이 생기기 전에 영화가 먼저 도착한 것 같다. '옥자'가 규정이나 룰들을 정비하는데 신호탄 역할을 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개념 발언을 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외국배우들의 출연에 대해 "통역자들의 도움을 항상 받는다. 언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한국어를 하는 배우라고 해도 마음이 안 맞으면 더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다음 작품은 100% 한국어 영화다. 그것도 그 스토리를 하고 싶어서 그렇게 흘러가는 거다"고 차기작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배우들은 내한에 대해 기쁜 소감을 전했다. 틸다 스윈튼은 "고향에 온 기분이다. 아름다운 '옥자'를 고향에 데려온 것 같다. 한국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경험이다. 고향에 이 아름다운 영화를 전달하게 돼 매우 기쁘고,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라 더 기쁘다"고 밝혔다. 스티븐 연은 "정말 영광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태어난 국가에 영화인으로 돌아오고, 훌륭한 영화인들과 제작한 영화를 소개하게 돼 영광이다"며 "정말 제 영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꿈이라고 생각한다"고 벅찬 심경을 말했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옥자'라는 영화를 가지고 와서 특별하다. 보편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이 영화로 전 세계를 경험하고,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다니엘 헨셜은 "이 영화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되니 기쁘게 생각한다. 여러분들께 '옥자'를 고향으로 데려오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과 네 번째 작업이었다. 메시지가 항상 있다"며 "이번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위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왔다. 오랜 연기 생활을 해왔지만 기립박수를 흔히 보지 못했다. 그 큰 극장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기립박수를 치는데 5분간 시계를 보고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옥자'는 곧 봉준호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서현은 "대본을 봤을 때보다 영화를 편집하면서 감독님과 어떤 함축적 메시지를 담고 싶으셨는지 깨닫게 됐다"며 "식량난 때문에 자본주의에 의해서 '옥자'도 만들어지고, 끌려가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나. 우리 미래에도 식량난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의 힘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와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틸다 스윈튼은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암시, 태도를 담고 있다"며 "'옥자'와 '미자'가 있다. 성장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성장할 때도 사랑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를 말하는 것 같다. 거짓말을 해야만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한다. 둘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현실을 견뎌내고, 극복한다. 이 영화가 주는 암시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도 우리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는 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이제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면 좋겠다"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옥자'는 오는 29일 세계 최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 국가에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NEW의 배급을 통해 극장에서 개봉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