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계획대로 차곡차곡 찍었다”
봉준호 감독이 신작 ‘옥자’로 돌아왔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동물이다. 봉준호 감독이 이러한 소재를 왜 택했는지, 또 어떻게 그런 형태를 그리게 됐는지 궁금증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봉준호 감독은 우연찮게 ‘옥자’의 영감이 되는 동물을 상상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SBS ‘TV 동물농장’을 늘 본다. 사람과 동물 간 벌어지는 일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 게 머리에 많이 저장돼 있었는데 2010~11년쯤 운전하다가 신호 대기하던 중 돼지처럼 몸이 둥실둥실한, 되게 큰 동물을 봤다. 시무룩하게 있더라.”
이어 “그 동물에서 출발해서 스토리가 막 나왔다. 시골 소녀가 큰 산삼을 도시에 팔러나간 시놉시스는 10년 전에 쓴 게 있었다. ‘둔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소녀의 이야기와 상상 속 이상한 동물이 합쳐지면서 ‘옥자’의 이야기가 쭉쭉 뻗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 ‘옥자’와 ‘미자’를 갈라놓는 대상인 다국적 글로벌기업 ‘미란도’의 경우는 실제 모델로 하는 기업이 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유전자 조작 식품들이 동물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눈에 닥쳐온 일인 거다. 제품은 상품성과 직결되니 기업체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면서 어떤 한 기업이 떠올랐다. 지사가 서울에 있는데 ‘미자’가 찾아갔을 때처럼 방문객을 반기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의 큰 타겟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그 회사와 똑같이 묘사했다.”
‘옥자’는 지난해 4월 한국을 시작으로, 7월 미국 뉴욕을 거쳐 8월 말 캐나다 밴쿠버에서 모든 촬영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들의 스케일이 크지 않아 아쉬움을 드러냈다.
“‘킹콩’의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옥자’가 뉴욕에 도착하고 나면 굉장한 난동을 기대한 사람들이 있더라. 처음 시나리오를 썼을 때부터 그런 구조는 아니었다. 서울에 깔 수 있는 난장을 한 후, 뉴욕에서는 ‘옥자’와 ‘미자’의 기구한 재회와 감정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미자’가 큰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고, 초고부터 그렇게 돼있었다. 예산 규모에 따라 과정에서 변한 건 없었다. 영화 설계도는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던 거다. 다만 뉴욕에서는 모든 가격이 비싸니 다들 뉴욕 촬영에 대한 공포가 많더라. 영화 속에서는 뉴욕인 실내들도 한국, 밴쿠버에서 많이 찍었다”고 전했다.
‘옥자’는 77회 만에 촬영됐다. 봉준호 감독은 이를 언급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77회 만에 찍었다. 한때 100회를 넘어 찍은 적이 있었지만,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구나를 깨달았다. 일정, 예산 등 계획대로, 스토리대로 차곡차곡 찍어서 규모에 비해 낭비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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