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드라마 속 거지 역할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있다. 정통파 연기자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지저분한 옷을 자기 것처럼 소화하는 사람. 그는 바로 김경진이다.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김경진과 헤럴드POP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경진은 17일 베일을 벗는 MBC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 염복 역으로 출연한다. 이번에도 천민 역할이지만 그는 "거지 때보다는 옷이 좋아졌다"면서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전 제작 드라마인 '왕은 사랑한다'는 일찍부터 임시완, 임윤아, 홍종현이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김이령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에서 김경진은 어리바리하고 바보같이 착한 인물을 연기한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데 어느 정도 분량을 확보했는지 물었더니 "분량은 조금씩 있다. 원작을 보고 출연이 많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초반에 사건을 포문을 열면서 임팩트 있게 나오다가 중간에 잠깐 사라질 거다(웃음). 후반부에 가면 또 나온다"고 답했다.

김경진은 개원 역의 안세하와 짝꿍처럼 붙어 다닐 예정이다. 안세하는 약삭빠르고 똑똑한 캐릭터로 김경진과 반대의 성격을 지닌 인물. 김경진은 "안세하의 팬이었다"면서 대본 리딩 당시부터 팬심을 드러냈다고 고백했다. "세하와 짝이어서 정말 좋았다. 먼저 다가가 연기를 많이 알려달라고 했다. 촬영하면서 많이 붙어 다녔더니 친해졌다. 지난 5월 안세하 결혼식에서 2부 사회도 내가 봤다. 그때 선물을 줬는데 내가 브랜드를 잘 몰라서 늦게 감사 인사를 메시지로 전했다. 고맙다. 나중에 세하 공연도 보러 갈 생각이다."

촬영 현장에서 약 6개월간 함께 지내다 보니 출연자들과 많이 친해졌다는 김경진은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바빴던 당시보다 촬영 끝난 요즘 더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임시완 홍종현 등 남자 배우들과 주로 친해졌는데, 여자 배우들끼리도 많이 만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윤아의 초대로 지난주 열린 SM 콘서트에도 다녀왔다는 그는 "사실 윤아는 소녀시대 포스가 있어서 처음에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정말 착하고 털털하다. 성격이 너무 좋다"면서 윤아의 성품을 극찬했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특별히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는 김경진. 감독 또한 그에게 "경진아 연기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너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김경진은 "염복 캐릭터와 닮았다. 내 옷을 입은 것 같았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유독 사극 드라마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이유가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주변에서 내 얼굴이 사극형이라고 말하더라. 또 머리도 길어서 가발 안 써도 되고"라고 답했다.

김경진은 드라마 속에서 거지와 천민 역을 주로 담당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개그맨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하다. 본업인 개그를 할 때와 연기를 할 때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했다. "공개 코미디는 공연이라고 보면 된다. 오버를 해서 웃겨야 하는데, 나는 얼굴 자체가 오버잖나. 오버+오버를 하니까 넘쳐 흘러서 비호감 이미지가 쌓였다. 그런데 연기 할 때는 힘 빼고 지시대로 나답게 하면 되니까 보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 개그맨 선배들도 나한테 '너는 비공개 코미디(관객 없이 세트에서 카메라를 보고 하는 개그)를 했으면 더 웃겼을 거'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 방송된 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각설이패 우두머리 역을 맡았던 김경진은 "그 당시 연기적 호평을 조금 들었다. 드라마 제의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때 정말 힘들었다. 새벽에 차를 운전해서 현장에 도착하면 오전 장면을 찍고, 나중에 오후 장면을 찍는 상황이었다. 거지 부하들이 죽어서 내가 관아에 찾아가 오열하는 씬이었는데, 촬영 들어가기 30분 전 장혁 형을 만났다. 형이 '경진 씨 보기만 해도 슬퍼요'라고 말하면서 갑자기 눈에 눈물을 고이는 거다. 그걸 보고 있으니까 나도 슬퍼져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걸 눈치채신 감독님이 급하게 세팅해서 바로 감정 이입된 순간을 촬영했다. 상대방이 먼저 감정을 잡아주니까 나도 몰입이 쉬워졌다. 감사했다. 바람이 있다면 나도 이제 천민 옷을 벗고 비단 옷 좀 입어보고 싶다(웃음)."

(인터뷰②에서 이어짐)

(사진=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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