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엽기적인 그녀'가 원작 영화와 사전제작의 그림자를 지웠다.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는 18일 마지막 회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3월 주원의 출연이 확정된 뒤 약 1년 4개월여 동안 캐스팅부터 촬영 및 방송까지 바쁘게 달려온 '엽기적인 그녀'는 견우(주원 분)와 혜명공주(오연서 분)의 해피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해피엔딩이라는 큰 부분을 제외하면 '엽기적인 그녀'의 엔딩은 동명의 원작 영화와 달랐다. 혜명공주는 어머니(이경화 분)의 억울함을 풀었다. 정기준은 견우에 의해 죽었으며, 휘종(손창민 분)도 춘풍(심형탁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혜명공주는 청나라로 의술을 배우러 갔고, 기다림 끝에 견우와 재회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 5월 첫 방송된 '엽기적인 그녀'는 32부작 내내 원작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그랬고, 이에 따라 섞인 궁중 암투 이야기가 더 큰 차이점을 만들었다. 극 초반부에 청춘 사극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면, 중후반부를 넘어가면서 궁중 암투가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이는 2001년 개봉된 차태현과 전지현 주연의 원작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강렬한 인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봉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으로 언급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주원과 오연서의 사극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견우의 이름, 그녀의 성격 정도만 원작에서 가져오게 됐다.
도전과도 같았던 로맨틱코미디에서 사극으로의 리메이크는 반환점을 돌면서부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견우와 혜명공주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정기준(정웅인 분)과 중전(윤세아 분)을 중심으로 한 궁중 암투까지 담긴 덕분이다. 청춘물과 사극의 장점을 고루 집약시킨 다채로운 이야기에 호평이 따랐다.
그런가하면 '엽기적인 그녀'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전제작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개월 동안 모든 촬영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극 작품임에도 마지막까지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풍등 신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영상미 역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대목이었다.
지난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올해 '사임당, 빛의 일기' 등 앞선 SBS의 사전제작 사극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엽기적인 그녀'를 향한 기대치도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엽기적인 그녀'는 32부작 동안 원작과 다른 자신들만의 톤을 유지해왔고, 덕분에 마지막 회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유도했다.
유종의 미를 통해 원작 영화와 사전제작 시스템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었던 '엽기적인 그녀'는 SBS와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 청춘 사극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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