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원해선 기자] '알쓸신잡'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잡학아재들에게도 '배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21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이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연출 나영석, 양정우)에서는 '잡학박사들의 신비한 여행기 제8탄 전주'편이 전파를 탔다.

김영하는 “움베르토 에코가 책에 대해 에세이를 많이 썼는데 이 사람이 되게 유머러스하잖아요. 기자들이 와서 맨날 바보 같은 질문을 하는 거에요. ‘여기 있는 책들 다 읽으신 건가요?’”라며 유명한 이야기 하나를 시작했다. 이어 “움베르토 에코가 뭐라고 했냐면 ‘이건 이번 주에 읽을 책이고, 다음 주에 읽을 책들은 다른 데 있어요’”라고 했다며 통쾌한 웃음을 지었다.

정재승은 “거기 여러 대답이 나오는데 제가 더 좋아하는 대답은 ‘아니 읽은 책을 보관하는 사람도 있습니까’에요”라고 말해 잡학아재들의 공감을 샀다. 유시민은 “사람들은 왜 독서량에 집착할까. 많이 읽은 거에 왜 그렇게”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영하는 “저는 그게 우리 프로그램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거에 있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스무 살까지 공부한 걸로 평생 먹고 살았잖아요. 그런데 요새는 새로운 지식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끼는 거에요. 인공지능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메르스 같은 질병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그러니까 불안한 거죠. 지식에 대한 초조함 그런 게 있어요. 독서량 같은 것도 그래서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책을 읽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불안함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저희 제목이 ‘잡학사전’ 이렇게 돼 있어서 많은 분들이 우리가 나와서 지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지난 8회를 돌아보면 저도 많이 배운 게 지식을 얘기하는 것 보다 비판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저기 안내문이 있다면 그 안내문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 것. 그 다음에 음식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그것들을 믿지 않는 태도. 이런 것들을 계속 하고 있어서. 우리가 제공한 지식은 거의 없어요”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느꼈던 점을 밝혔다.

황교익은 “일리일 뿐이거든요. 하나의 이치일 뿐이죠. 그 안의 어떤 지식이 진리일 수 없거든요. 내가 생각하는 것 외에 일리들도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반대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냥 일리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죠”라며 의견을 더했다.

유시민은 황교익의 ‘일리’와 일맥상통하는, 그렇지만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것을 말했다. 그는 “전주를 왔어요 우리가 오늘 그러면 내일 우리가 돌아가서 전주를 안다고 할 수 있나요? 어느 정도는 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다는 아니다)”라며 책도 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어느 이는 북한산을 가도 정상을 찍고 내려오지만 또 다른 이는 같은 북한산을 올라도 둘레길만 걷고 온다는 것.

이어 “책을 많이 읽는 데 집착하지 말자는 거에요. 책을 읽을 때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는 것. 그게 인문학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영하는 “그게 자기한테 무얼 주었는지를 거듭하여 곱씹어야 돼요. 책 읽었다고 끝났다 이게 아니라 내가 이 책에서 왜 괴로움을 느끼거나 즐거움을 느끼거나(그런 것들)”라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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