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아픔 아닌 비극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사도’, ‘밀정’ 등으로 흥행연타를 치고 있는 배우 송강호가 올 여름에는 ‘택시운전사’로 돌아왔다. 매 작품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던 그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연기 정점을 찍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는 극중 ‘만섭’ 역을 맡았다. 극 초반에는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능청스러움으로 깔깔거리게 만들더니, 극이 전개될수록 진실된 눈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변호인’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운전사’ 역시 처음에는 출연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다른 배우들처럼 오랜 시간 고민하는 성격이 못돼 빠르게 거절했다. 부끄럽지 않게 관객들에게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 마음속에 뜨거움 같은 것들이 점점 커졌고, 출연하게 됐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삼은 가운데 앞서 ‘화려한 휴가’, ‘26년’ 등 이미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있다. 이들과 달리 ‘택시운전사’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며 차별성을 띤다.
“사실 80년 광주 소재 배경이 처음은 아니지 않나. 관객들에게 어떻게 새롭게 다가갈지 중요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보여줄 걸 안 보여주고, 안 보여줄 걸 보여주는 건 아니지 않나. 아픔을 아픔으로만 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분들이 비극을 어떻게 극복해왔나에 초점을 맞추는 게 이 작품 핵심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일종의 희망인 셈이다.”
송강호가 이번 작품에서 분한 ‘만섭’은 평범한 택시운전사로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한 홀아비지만, 광주를 취재하러 온 외신기자를 태워다주면서 광주에서 일어난 일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크게 보면 정말 평범하게 그지없는 소시민인 택시운전사로서의 모습을, 디테일하게는 개구쟁이처럼 귀엽게 보여지길 바랐다. 처음에는 보편적인 생각으로 광주의 사태를 이해 못하다가 직접 보고 분노보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만섭’은 보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하지만, ‘변호인’에 이어 또 한 번 무거운 소재를 다룬 만큼 송강호를 두고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겼다. 이에 송강호는 “28년 전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떻게 잘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무엇을 말할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지점이 항상 평생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특별히 사회적 메시지나 함의를 가진, 발언하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충실한, 나름 의미 있는 작품을 한 거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근래 사회적 발언과 맞물려서 회자될 뿐이지, 송강호의 선택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노선을 바꾼 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하며 “참고로 다음 영화는 ‘마약왕’이다. 하하”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대표적인 ‘믿고 보는 배우’다. 그가 나오는 영화라면, 주저 없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많다. “책임감보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담감 말이다. 건강한 부담감이긴 하지만, 아무리 건강해도 부담감은 부담감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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