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연우진 오라버니는 촬영 할 때 배려의 끝판왕을 보여줬어요"
배우 박민영에게 지난 3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연출 이정섭/ 극본 최진영)의 촬영은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런 집중은 자연스레 연기의 힘으로 작용했고, 그녀의 말처럼 “좋은 자극제가 됐다.” 7일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단경왕후 신씨에 대한 실제 이야기에 허구를 덧대어 풀어냈기에 박민영은 누구보다 인물에 대해 조심스러웠다.
8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박민영은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최대한 해치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웠다”고 말하기도. 그렇기에 그녀는 “연기로 표현함에 있어서도 붕괴되지 않기 위해서 더 노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역(연우진 분)과 이융(이동건 분)과 삼각관계에 놓여있는 인물이기도 했기에 박민영은 “이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 채경이라는 캐릭터가 붕괴 될 수밖에 없다”며 “초반부터 라인을 잘 정하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단경왕후 신씨는 이융과 이역처럼 방대한 사료를 남긴 인물도 아니었다. 하지만 박민영은 그런 점이 “오히려 편했다”고. 신채경을 연기하며 그녀는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매력을 만드는 것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런 박민영에게서 태어난 신채경이라는 인물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그녀의 연기에 대한 칭찬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박민영은 “원래는 1, 2화를 겪으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저희는 초반부 아역이 등장했고 5, 6부부터 제가 등장했다. 그때부터 생방송처럼 촬영을 했다. 그 한 주가 적응기여서 연기가 안 좋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그래서 “갈수록 좀 더 노력을 했다”는 박민영은 “항상 문경에서 생활을 하며 배우, 스태프 분들과 동고동락하고 더 빨리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남달랐다. 박민영은 상대배역 이역으로 만났던 연우진에 대해 “촬영 할 때 배려의 끝판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씬이 들어가기 전에 사소한 것부터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해주시는 모습을 처음봤다”고. 그래서 박민영은 “항상 편하고 오픈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호흡이 좋아졌다”며 연우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연산군 이융 역의 이동건에 대해서는 “캐릭터가 무섭게 변하기 전부터 봤으면 좋았을 텐데 이미 무서워진 상태에서부터 만나서 처음에는 무서웠다”고. “이미 몰입이 된 상태여서 대사 하나와 눈빛에서 ‘이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이동건의 연기에 대해 칭찬했다.
더불어 “‘호흡이 어떻냐’고 물어보는 것도 어색할 정도로 서로 배역으로만 만나는 느낌이었다”며 남다른 연기 호흡에 대한 비결을 전했다. ‘7일의 왕비’는 이런 좋은 연기로 완성된 작품이었지만 팩션 사극이라는 특성상 의도치 않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었다. 특히 결말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이에 대해 박민영은 “다시 만나는 부분 같은 건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38년 동안 못 봤던 부분도 드라마이기 때문에 숭고한 사랑을 극대화시켜 서로를 사랑하며 버틴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채경이가 행복한 씬이 부족해서 불쌍했다”고 말하기도. 또한 저조했던 시청률에 대해서도 “저희가 후발 주자여서 기대치가 높지가 않았다. 틈새시장을 파고들기 힘들 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그냥 털어냈고 그 다음부터는 이 작품이 잘 만든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것만 집중하자고 시청률을 안 봤다”는 박민영은 마지막회가 동시간대 시청률 2위로 끝났다는 소식에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후반부라도 알아봐 주셔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해 연기에만 충실했던 박민영. 그녀의 이런 노력 덕에 ‘7일의 왕비’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끝맺음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완성했던 연기에 있어 박민영은 “제 연기인데 제가 울기도”했다고 말했다. 그 중 좋았던 씬들에 대해선 “처음으로 주체할 수 없이 울었던 씬은 역이의 상처를 보며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교감을 통해서 느끼는 장면이 있다”며 “그 씬을 찍을 때 다섯 시간에서 여섯 시간을 찍는 시간동안 엄청 울었던 것 같다”고. 또한 “마지막 옷고름을 잘라서 이별을 고하는 씬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완전하게 배역에 몰입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박민영은 이번 ‘7일의 왕비’를 통해서 “연기에 대한 재미가 최고조에 올랐다”며 지금은 “남이 연기하는 걸 보는 것도 좋고, 제가 하는 것도 좋고 연기를 시작할 때 이렇게 좋아하게 될지 몰랐다”고도 밝혔다. 그렇게 비극의 여인 신채경으로 거의 3개월이란 시간을 살아온 박민영은 다음 작품에서는 “맘껏 풀어보고 싶다. 웃는 것만 해보고 싶다”고 희망사항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는 “진짜 평생 연기하고 싶다”는 박민영. 그녀는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제2의 인생이 열리지 않을까 했는데 연기라는 게 하면 할수록 깊이를 알아가고 재미가 붙더라”며 “너무 건방지게 생각한 부분이었다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제는 연기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게 목표”가 됐다는 박민영은 배우로서의 제 2막에 막 접어들고 있었다.
그런 박민영의 모습은 누구보다 밝았고, 그 언제보다 더 열정이 넘쳤다. 배우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그녀가 맡을 다음 인생캐릭터는 무엇이 될까. 확실한 것은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박민영은 인물 그 자체가 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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