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 포스터
영화 '군함도'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군함도'의 시작과 끝은 흑백이다.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절찬 상영 중인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 '군함도'는 태평양 전쟁 이후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 석탄을 생산할 인구수가 부족하자 일본 정부는 1938년 공표한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강제 징용했다. 조선인들에게 '지옥섬' 또는 '감옥섬'이라 불린 '군함도'의 갱도는 해저 1000m를 넘고,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이었으며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돼 있었다.

'군함도'가 오프닝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건 흑백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흑백 장면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모습을 비춰준다. 해저 1000m 깊이의 탄광으로 내려가는 조선인들을 통해 충격을 선사한다.

영화 '군함도' 스틸
영화 '군함도' 스틸

뿐만 아니라 '군함도'의 하이라이트인 조선인들의 탈출 시퀀스 후 마지막 장면 역시 흑백으로 전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헤럴드POP에 "'군함도'를 어떤 이미지로 시작하면 좋을지 굉장히 고민됐었다. 내가 수년 동안 준비하면서 계속 봤던 자료사진, 자료화면들이 모두 흑백이었다"며 "이 영화를 처음 보는 분들 역시 아무래도 우리 제작진보다는 '군함도'의 이미지가 덜 쌓여 있을 테니깐 내가 '군함도'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낌으로 시작하는 게 맞겠다 생각해서 흑백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무리는 '이소희'(김수안 분)가 굉장히 큰 현대사의 전환점을 목격하는 것이지 않나. 수많은 조선인들의 비극이 흑백으로 처리되면서, 남겨져서 그걸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소녀, 그리고 그 소녀가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는 건 결국 현재 우리다. 미래 세대인 우리와 눈을 마주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은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흑백으로 처리함으로써 흑백사진을 통한 '우리를 잊지말아주세요'의 느낌을 관객들이 나누길 원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류승완 감독이 시작과 끝을 흑백으로 처리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류승완 감독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본다면, 흑백의 순간이 또 다르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