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화면 캡처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POP=김은지 기자] '아르곤' 김주혁이 사람 냄새 나는 고백으로 뭉클함을 안겨줬다.

11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에서는 허훈(이재윤 분) 검사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연화(천우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백진(김주혁 분)은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선광일(김두봉 분)을 믿지 않으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선광일은 5년 전부터 김백진에게 아내가 검사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사실을 제보했다. 그러나 김백진 외 여러 기자는 선광일의 호소에 주목하지 않았다. 선광일의 이름 앞에 붙여진 전과범, 깡패라는 수식어가 신용도를 낮췄기 때문. 게다가 선광일은 마약 범죄를 일으킨 전력을 가지기도. 그의 어두운 과거가 진심 어린 호소를 막아선 것이다.

이는 허름한 차림으로 잠입 취재 중이던 허종태(조현철 분)가 죽음을 맞게 된 노숙자를 119에 신고해달라고 행인들에게 사정했을 때와 맞닿았다. 조금 부족해보이는 행색을 한 노숙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제 갈길만을 걸어가던 행인들은 범죄자였던 선광일의 진실을 외면한 김백진, 신철(박원상 분)과 일맥상통해 보였다.

선광일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김백진은 선광일에게 "그동안 조금은 너에게 기대하고 있었다. 쓰레기한테도 진실이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오늘 확실히 알겠다. 선광일, 너는 거짓말쟁이고 아내를 괴롭힌 건 허훈 검사가 아닌 너다. 네 거짓말에 지쳤다. 다시는 보지 말자"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선광일의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허훈 검사는 여러 피해자의 아내, 동생, 친척 등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여자들과 감형을 조건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 선광일의 아내는 그중 한 사람이었던 것. 이연화는 선광일의 아내에게 "남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5년을 바쳤다. 도와줄 수 있는데, 외면하지 않았는가"라고 일갈, 곁에 있던 김백진까지 뜨끔하게 만들었다.

김백진은 보도를 통해 선광일의 억울함을 해소시켜줬다. 이어 자살 기도로 병실에 누워있는 선광일을 찾아가 "정말 미안하다. 쓰레기는 네가 아니라 나였다"라며 "내가 쓰레기였다. 네 말은 충분히 들어주지 않았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아르곤'을 사람 냄새 나는 기자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한 김주혁의 포부가 실현된 대목이었다.

김주혁이 맡은 김백진 역은 불의 앞은 물론 방송사 고위직 앞에서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 강한 자존심을 자랑하는 캐릭터다. 이런 김백진이 자신을 쓰레기로까지 자조하며 선광일에게 용서를 구했다.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어조와 무덤덤해 보이지만 미안함, 죄책감, 절망 등으로 뒤섞인 눈빛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김주혁의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완성된 이 장면, 대사는 '아르곤'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르곤'은 진실을 위해 달려가는 기자들의 현실과 고뇌, 휴머니즘이 담긴 탐사보도극으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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