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그동안의 이미지 많이 희석될 거라 생각”
영화 ‘똥파리’, SBS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통해 리얼한 건달 연기를 선보이며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바 있는 배우 양익준이 올 가을에는 영화 ‘시인의 사랑’에서 시인 ‘현택기’로 분해 순박한 면모를 스크린 가득 담아냈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양익준은 ‘시인의 사랑’ 속 ‘평범함’에 마음이 끌렸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보통 시나리오를 받으면 되게 특별함으로 상황적 미장센을 만들어놓은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 영화는 이야기를 구축하고 있는 환경이 아주 평범한 일상이라 좋았다. 또 제주도 올로케이션이었음에도 불구 제주도 역시 특별하게 그리지 않아서 좋았다.”
이어 “내가 맡은 캐릭터도 평범한 시인이고, 아내도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평범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특별한 캐릭터만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영화에서는 주변 수두룩 있을 것 같은 얼굴이 그런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양익준이 평범한 시인 ‘현택기’ 역을 맡아 특별하게 느껴진다. 양익준에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극중 연기한 ‘현택기’는 시를 쓰는 재능도, 먹고 살 돈도 심지어 정자마저도 없는 인물이다.
“실제로는 어리버리한 편이다. 지금도 그런데 예전에는 어땠겠나. 김양희 감독과는 10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 영화 ‘집 나온 남자들’이 잘됐으면, 지금의 순박한 연기 역시 특별하지 않았을 텐데 잘된 작품들에서 센 캐릭터들을 도맡다 보니 그렇게 인식된 것 같다. 일본 영화 ‘아, 황야’에서도 아버지에게 폭력 당하고 자기표현을 못하는 캐릭터다. 하하.”
이러한 가운데 양익준은 한 작품에 들어가기 전 매번 시행하는 자신만의 캐릭터 분석법을 들려줘 흥미로웠다. “늘 단편소설 분량으로 맡은 인물에 대해 시나리오를 쓴다. 지금까지 그 책만 여러 권이다. 가급적 쉽게 이해하기 위해 촬영 전까지 여러 번 읽고, 촬영에 들어가면 덮어놓는다. 이 과정을 통하면 내 안에 남을 건 남고, 버려질 건 버려지더라. 연기하다 막히는 순간 적어놓은 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작업에는 열흘 정도 걸리는데 이때는 일부러 시나리오는 아예 안 읽는다. 시동 걸기 위해 기름 채워 넣는 셈이다.”
그러면서 “‘똥파리’, ‘괜찮아, 사랑이야’ 캐릭터들은 속과 다르게 겉은 그럴 듯하게 위장을 하지 않나. ‘시인의 사랑’, ‘아, 황야’ 캐릭터들은 어떤 측면에서 위장하지 않은 내 모습이다. 특히 ‘현택기’는 감독님께서 무조건 귀여워야 한다고 했다. 그게 승부수였다”고 전했다.
“‘시인의 사랑’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시가 중요한 요소로 쓰이긴 하지만, 어떤 직업군이 들어오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의 사랑’, ‘아, 황야’를 통해서 그동안의 이미지가 많이 희석될 거라 생각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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