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연출, 극본, 연기, 삼박자가 다 맞았을 때 단막극의 여운은 더 깊게 남았다.
17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스페셜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연출 최윤석/ 극본 최미경)에서는 최우진(이상엽 분)이 결혼식 당일 문자메시지 만을 남기고 사라진 여인 이서연(김소은 분)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이서연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선 극본 부분에서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연속되는 반전의 틈바구니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했다. 물론 휘몰아치는 반전은 아니었지만, 최우진이 이서연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실제 이서연(임화영 분)의 정체와 자신이 알고 있던 이서연의 본명이 홍태라라는 사실은 극 몰입을 높이는데 큰 일조를 했다.
또한 극의 주제를 말하기 위해 끌고 들어온 로맹 가리의 가명 에밀 아자르와 같은 이야기 역시 극을 단면적이 아닌 입체적으로 만들어줬다. 이후 모든 극의 퍼즐이 다 맞춰졌을 때 만들어지는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의 의미도 단막극의 여운을 살리기에 그만이었다. 진실이 아닌 진심이 주는 사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짤막한 대사는 이 모든 상황에 얽혀있는 네 남녀 최우진, 이서연, 홍태라, 하도영(곽희성 분)의 모습을 완전히 압축시켰다.
단막극이 줄 수 있는 최대의 힘이었다. 극본의 이러한 힘을 살리는 연출 역시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의 작품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최윤석 PD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하게 만드는 카메라 앵글과 화면전환의 간결한 표현으로 한 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극본이 담고자 하는 바를 충실하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색채 가득한 영상미는 덤이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일품이었다. 최우진을 연기한 이상엽은 실연당한 남자의 모습을 절실하게 표현했고, 김소은과 임화영은 자칫 잘못하면 인물의 특성이 오해받을 수 있는 구성에서 그 중심점을 완전히 잡아냈다. 미스터리의 키가 됐던 하도영 역의 곽희성 역시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쳐냈다. 또한 빛났던 인물이 있으니 최우진의 곁에서 철없어 보이지만 그를 걱정해주는 인물인 정순택 역의 동하. 과거 최윤석 PD가 공동연출을 맡았던 ‘김과장’의 인연으로 출연한 동하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활력이 됐다.
더불어 ‘김과장’과 ‘어셈블리’ 팀의 우정 출연 역시 눈에 띄었다. 책 도둑 역할로 등장한 김원해와 라디오 프로듀서로 등장한 옥택연, 의사로 등장한 남궁민 등 화려한 카메오 군단은 극을 보는 데 있어 흥미를 돋웠다.
이처럼 극본, 연출, 연기, 이 삼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지며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재미면 재미, 작품성이면 작품성, 흠 없는 단막극을 만들어냈다. 더불어 지난 방송된 ‘우리가 계절이라면’과 ‘만나게 해, 주오’와는 또 다른 색채와 장르의 단막극을 완성시킴으로써 앞으로는 또 어떤 단막극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할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오는 24일 드라마스페셜이 준비한 단막극은 ‘혼자 추는 왈츠'(황승기 연출, 권혜지 극본). 왈츠 수업에서 만나 8년째 연애 중인 남녀가 같은 회사를 지원하게 되면서 갖는 위기를 그린 작품으로 현재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여회현과 tvN ’명불허전‘에서 동막개 역으로 사랑 받고 있는 문가영이 출연한다. 24일 오후 10시 40분 KBS2에서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