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란제리 소녀시대’는 여러 매력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26일 방송된 KBS2 ‘란제리 소녀시대’(연출 홍석구/ 극본 윤경아)에서는 서울로 떠나는 손진(여회현 분)과 그런 그를 마지막으로 보지 못하고 떠나보낸 이정희(보나 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쩌면 단순할 수도 있는 구성이다. 한 시선으로 보면 배동문(서영주 분)는 이정희를, 이정희는 손진을, 손진은 박혜주(채서진 분)를 좋아하는 그저 그런 소년, 소녀들의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란제리 소녀시대’는 그런 로맨스 뒤, 당시의 시대 속에서 억압당했던 여성과 자유를 억압당했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수학을 가르치는 담임선생 오만상(인교진 분)은 자신 만의 독특한 체벌 방법이 있다. 일명 ‘쏘래이’.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겨 고무줄 튕기듯 내리는 체벌이다. 박혜주가 등장해 이러한 체벌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다고 의견을 내기 전까지 학생들은 권위적인 오만상에 눌려 이러한 체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희와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남자인 이봉수(조병규 분)만을 귀중하게 아끼며, 절대 남자와 여자의 겸상을 허락지 않는 정희의 아버지(권해효 분)가 대표적인 예다. 정희의 시험성적이 올라도 앞에서는 “이놈의 가스나”라고 윽박지르고 봉수의 성적만 신경 쓰는 모습과 “여자가 인문계 간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지”라는 대사처럼 남성가부장제의 전형성을 띄고 있는 게 정희의 아버지다.
여성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통금 시간으로 옥죄어오고 ‘빨갱이’라는 단어로 서로에게 담을 쌓는 사회. 여학생과 남학생이 함께 미팅을 하는 경우에도 교련이 찾아와 단속을 하는 79년의 풍경. 이처럼 ‘란제리 소녀시대’는 풋풋한 소년, 소녀들의 로맨스 뒤에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란제리 소녀시대’는 풋풋한 로맨스, 추억, 공감, 시대에 대한 날선 시선 등 여러 면에서 각각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단 2회 밖에 남겨두고 있는 ‘란제리 소녀시대’. 과연 초반부터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던 것과 같이 유종의 미를 맺을 수 있을까. 한편 ‘란제리 소녀시대’는 매주 월화 오후 10시 KBS2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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