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20세기 소년소녀’에는 자극적인 소재가 없다. 오히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과 따뜻한 감성들이 어우러져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을 위로한다.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이동윤)’는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온 35살, 35년 지기 세 여자들이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9일 첫방송을 시작한 ‘20세기 소년소녀’는 지상파 버전 ‘응답하라’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과 감성들로 가득 채워졌다. 하지만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곁들여지면서 또 하나의 감성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20세기 소년소녀’가 눈길을 끄는 건 자극적인 소재가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과 악역의 대립이 없고, 첨예하게 갈등하는 삼각 로맨스도 ‘20세기 소년소녀’에는 없다. 캐릭터의 사연, 힘든 일상에 지친 캐릭터들이 떠올리는 행복한 추억 등이 60분 내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은 저절로 따뜻해진다.

이런 부분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7화와 8화에서 잘 드러났다. 사진진(한예슬 분)은 첫사랑 공지원(김지석 분)과 봤던 영화가 재개봉하자 한달음에 달려가 관람했다. 그건 공지원도 마찬가지였고, 영화관에서 나오는 사진진의 뒤에서 공지원은 그의 별명을 부르며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간직한 장난꾸러기 같은 감성은 시청자들의 어릴 때를 떠올리게 하며 추억에 젖게 했다.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공지원의 부모님과 관련된 일이었다. 공지원의 아버지가 시한부였던 것.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고 있던 공지원의 아버지는 아들이 입학할 때까지만이라도 살기를 원했고,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봉고파 4인의 입학식은 봄이 아닌 여름에 이뤄졌다. 이를 두고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 기적’이라고 한 부분은 이번 화의 제목으로 입혀지기 딱이었다. 추억의 장소와 날짜를 잊지 않고 찾아온 봉고파 4인의 모습과 그들의 사연은 눈시울을 붉히기 충분했다.

‘20세기 소년소녀’를 집필한 이선혜 작가는 전작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자극적인 소재 없이 훌륭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때문에 ‘20세기 소년소녀’는 눈살 찌푸리는 장면 없이 아련하고 애틋한 그때의 추억과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 MSG가 없어 오히려 그 따뜻함이 더 진국인 ‘20세기 소년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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