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규 감독 / 사진=민은경 기자
임태규 감독 / 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첫 번째 장편영화, 형식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경쟁부문 대상, CGV아트하우스상, 제65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신인감독 경쟁 부문 진출, 제 33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신인감독 경쟁 부문 초청,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제32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한국영화특별전 초청 등. ‘폭력의 씨앗’은 2017년 한국 영화 가장 뜨거운 문제작으로 급부상했다. 놀라운 점은 ‘폭력의 씨앗’은 연출을 맡은 임태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는 것이다.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신사동에서 이루어진 헤럴드POP과의 만남에서 임태규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이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좋고, 좋은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태규 감독은 “전주영화제에서 상을 못 받았으면 개봉을 못 했을 수도 있었고, 또 덕분에 해외영화제에도 초청이 됐다”며 “영화를 더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좋은 원동력이 됐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4:3 화면비율과 존재하지 않는 OST, 롱테이크까지. 신인감독의 영화답게 ‘폭력의 씨앗’은 형식에 있어서 실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임태규 감독은 이에 “첫 번째 장편영화이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임태규 감독은 “롱테이크로 인물을 따라가는데 어떤 방식으로 따라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감독들이 영향을 많이 받은 다르덴 형제의 형식을 불러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허나 “다르덴 형제의 영화와 다른 점은 이 영화는 커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임태규 감독은 덧붙여 “원 씬 원 커트의 리얼한 시간을 보여주고 그 중간에 보여주지 않을 것들을 배제하고 미니멀하게 제가 할 수 있는 형식을 보여주자는 게 (‘폭력의 씨앗’ 연출의) 출발이었다”고 얘기하며 “제작적인 여건도 많이 찍어놓고 고르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었고 그런 상황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형식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임태규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콘티처럼 써서 씬이 넘어갈 때 보여주지 말아야할 것은 이미 다 제거해두고 보여 줄 것만 컴팩트하고 미니멀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영화 '폭력의 씨앗' 포스터
영화 '폭력의 씨앗' 포스터

그렇게 탄생한 ‘폭력의 씨앗’은 강렬했다. 또한 OST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인물 간의 감정은 오롯이 그들의 대화와 그 속의 소음에서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폭력의 소리 역시 적나라하고 숨겨지지 않았다. ‘폭력의 씨앗’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임태규 감독은 이런 OST의 부재 이유에 대해 “원래는 OST를 쓸까 쓰지 않을까에 대해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얘기했다.

“저는 영화에 음악을 쓰는 것에 대해서 능숙하지 않다. 그 부분에 대해서 시나리오 부분에서도 미처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음악을 쓸 수 있는 부분은 쓸 수 있다고 열어두고 진행했다. 찍으면서도 또 편집하면서도 좀 더 생각을 해보자 했었다. 근데 이 영화에는 음악이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이 들어갔을 때 호흡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음악 덕분에 인물간의 대사간 적막은 긴장감을 유발하는 기제가 됐다. 임태규 감독은 대사간의 적막과 호흡에 대해 “시나리오 단계부터 그 부분을 어느 정도 생각했었다”며 “제가 대사를 디테일하게 쓰는 경우인데, 그 호흡들이 긴장을 불러일으킨다는 생각을 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같은 리듬으로 가는 음악이 있다면 변주가 됐을 때 더 큰 감흥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사 사이의 적막 또한) 그런 부분들인 것 같다. 호흡이 중단되거나 하는 것이 음악의 변주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에 대한 도전은 자연스럽게 촬영에서의 고충을 불러일으켰다. 특히나 한 씬을 컷으로 끊지 않고 이어나가는 롱테이크 장면은 촬영 스태프와 감독, 배우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었다. 임태규 감독은 이러한 촬영에 대해서 “제가 힘들기보다는 촬영 감독들과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을 보면서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임태규 감독은 “첫 크랭크인이 8월 23일이었다. 그 날이 몇십년 만에 제일 더운 날이었다고 하더라. 첫 씬을 찍는데 당연히 손발이 안 맞았다. 테이크를 20번 이상이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히며 촬영의 고충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폭력의 씨앗’은 이처럼 고충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임태규 감독과 촬영 스태프, 배우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더 빛나는 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한편, 임태규 감독의 첫 장편데뷔작 ‘폭력의 씨앗’은 외박을 나온 주용(이가섭 분)이 하루 동안 겪는 사건을 통해 폭력이 인간의 내면에서 자라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으로 오늘(2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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