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위토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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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장우영 기자] 대학생 시절, 연기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시작한 연기가 이제는 평생의 직업이 됐다. 배우 정석용의 이야기다. 정석용은 이제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씬스틸러로 우뚝 섰다.

지난 1998년 연극 ‘강거루군’으로 데뷔한 정석용은 올해로 데뷔 19년을 맞았다. 19년 동안 그가 출연한 작품을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기는 했지만 정석용은 꾸준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고, 시청률과 흥행을 보장하는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다. 최근에는 tvN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폭력남편 백영표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악역 연기도 선보였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정석용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연기가 전공이 아니었던 정석용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다.

“대학교 때 연극반을 했었어요. 일반 회사로 진로를 잡으려다가 ‘연기 안하면 평생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학로로 나가자는 마음이 생겼고, 대학교 선배 중에 박원상 씨가 있었는데 다리를 놔줘서 연극을 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남들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던 것도 같고, 끼가 좀 있었어요.”

그렇게 연기를 시작한 정석용은 연극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건 우연이었다. 흔한 스타들이 말하는 친구 오디션에 경험 삼아 따라 갔다가 캐스팅되면서 기회가 생겼던 것.

“첫 영화가 ‘무사’였는데, 그 역할에 오디션을 2~300명이 봤다고 해요. 저는 친구를 따라 오디션 경험차 갔는데 캐스팅이 됐어요. 중국 올로케 영화인줄도 가서 알았어요. TV에서 스타들이 말하는 우연한 기회에 캐스팅이 됐다는 게 딱 제 케이스였어요. 영화를 찍고 왔더니 드라마 쪽에서 연락이 왔죠. 그렇게 기회를 이어가다 보니 지금까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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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영역을 넓힌 정석용은 굵직한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드라마로는 ‘베토벤 바이러스’, ‘뿌리깊은 나무’, ‘골든타임’, ‘보고싶다’, ‘여왕의 교실’, ‘김과장’, ‘파수꾼’, ‘부암동 복수자들’ 등에 출연했고, 영화는 ‘무사’,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써니’, ‘사도’, ‘부산행’, ‘터널’,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에 출연했다.

“제가 나온 작품이 잘되면 기분이 좋죠. 작품 운이 좋았고, 좋은 감독도 많이 만났어요. 특히 저를 보고 ‘신뢰가 간다’고 하더라구요. 이름은 모르지만 저 사람 나오면 보는 게 있다고 해요.”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했지만 정석용의 이미지는 대부분 비슷했다.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나 어리숙한 악역이 대부분이었다. 떄문에 정석용에게는 ‘친근함’ 이미지가 많이 씌워졌다.

“영화 ‘라디오스타’ 이후에 그런 이미지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때부터 아저씨 역할을 많이 했죠. 걱정이고 괴로운건 남이 나를 식상하게 볼까라는 걱정보다 제가 저를 식상하다고 느낄 때죠. 그렇게 안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비슷한 역할이라도 뻔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던 정석용은 ‘부암동 복수자들’을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섰다. 거창하게 ‘도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지만 정석용은 안 해 본 역할을 해보는 것이라며 ‘부암동 복수자들’ 백영표 역을 시작했다.

“사극에서는 내시, 현대극에선 옆집 아저씨를 주로 했는데 매번 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른 역할을 하니 하는 맛이 났어요. 오랜만에 존재감이 있었죠. 아내를 때리고, 죽은 아이까지 이용해 정치를 하는 확실한 악역이라 좋았죠.”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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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의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확실했다. 폭력남편으로 명세빈(이미숙 역)에게 폭행을 가하고, 죽은 아이까지 이용해 정치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울분을 사기 충분했다. 그랬기에 명세빈이 정석용의 뺨을 때리는 엔딩 장면은 그 어느 때보다 톡 쏘는 사이다 같았다.

“명세빈 씨와 두 번째 만났을 때 때리는 장면을 찍었어요. 대충의 합은 찍었지만 권석장 PD가 ‘리얼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즉흥성도 좀 들어갔죠. 때리는 입장이 더 어렵더라구요. 차라리 맞는 게 더 낫죠. 나중에 명세빈 씨에게 뺨 한 대 맞으니까 속이 편했어요. 그때 명세빈 씨가 미리 ‘손이 맵다’고 했는데 정말 손이 맵더라구요.”

그동안 조연으로서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지만 존재감에 대한 열망은 늘 있었다. ‘부암동 복수자들’이 정석용에게 있어 그런 열망을 해갈하는 매개체가 되기는 했지만 그는 연극을 통해 이 갈증을 해결하고 있었다. 1998년 연극으로 데뷔한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연극을 놓지 않으며 무대에 서고 있다.

“아무리 드라마, 영화를 해도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조연을 매번 하다보면 그런 갈증이 생기죠. 그걸 연극으로 풀어요. 연극 무대에서는 배우 마음대로니까 속이 뻥 뚫리는 게 있죠. 1년에 하나는 해야 충전도 되고 활력도 생거요.”

연극은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 가장 좋은 밑거름이 됐다. 연극을 통해 얻은 것들이 쌓이고 몸에 배면서 그는 상대방과 호흡하는 배우로, 조연으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었다.

“연극 연출을 하시는 분들이 강조하는 게 ‘연기는 같이 하는 것’이에요. 연기는 혼자 하는게 아니죠. 요즘 보면 잘 나오는 각을 보고 하는 게 있는데 적어도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어요. 상대방과 합을 맞추는 방식으로 연기를 배웠고, 연극 때부터 몸에 습관처럼 쌓었어요. 그리고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게 배우죠. 별 것 아닌 역할을 별 것 아니게 하면 안돼죠.”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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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19년 동안 달려온 정석용이지만 그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19년을 돌아보면서 그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많다고.

“특별히 잘한 건 없어요. 아쉬운 건 연기하고 그때그때 매번 아쉽죠. 가끔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아요. ‘부암동 복수자들’은 전체적으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순간순간 아쉬움이 남죠. 싫어서가 아니라 만족을 할 때가 많지 않아요.”

아쉬움이 남고, 만족을 하지 못하기에 정석용은 늘 연기로 바쁘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좋다는 정석용. 그에게 있어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

“제일 재밌어요. 제가 제일 잘 할 줄 아는 것이기도 하고, 하면서도 재밌죠. 직업으로서 돈도 벌게 해주고, 지금도 일할 때가 제일 재밌어요.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좋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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