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억의 밤' 포스터
영화 '기억의 밤'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장항준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공을 들여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불가인 스릴러를 완성해냈다.

영화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과 형의 흔적을 쫓을수록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충격적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이 영화는 이사를 오게 된 일가족의 모습을 비춰주며 시작한다. 특히 우애가 깊은 ‘유석’(김무열 분)과 ‘진석’(강하늘 분) 형제의 모습을 비추며 향후 어떤 일이 발생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갑작스레 ‘유석’이 납치가 되고, 이후 납치 기간 동안의 기억을 잃은 채 돌아와 다른 모습을 보이며 극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기억의 밤’은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진석’의 꿈을 활용, 꿈과 현실을 오가며 지켜보는 내내 헷갈리게 만든다. 또 문이 굳게 잠긴 작은 방에 관심을 온전히 쏟게 하면서 극에 점차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 '기억의 밤' 스틸
영화 '기억의 밤' 스틸

무엇보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했던 존재가 갑자기 낯설어질 때의 긴장감에 초점을 맞췄다. 이 참신한 틀을 바탕으로 극이 전개될수록 긴장감을 극도로 치닫게 함으로써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섬세연기의 장인’ 김무열, 강하늘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평소 절친한 사이인 만큼 폭발적인 시너지를 창출해냈다.

김무열은 납치당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버린 형 ‘유석’으로 분해 다정함부터 서늘함까지 야누스적인 인물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눈빛, 표정 등은 섬뜩함을 자아낸다.

영화 '기억의 밤' 스틸
영화 '기억의 밤' 스틸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미쳐가는 동생 ‘진석’ 역의 강하늘은 자신의 기억조차 믿지 못하는 복잡한 내면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감정이입을 돕는다. 더욱이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꾀하며 다시 한 번 잠재력을 터뜨렸다.

여기에 문성근, 나영희는 이상적인 부모님이면서도 순간순간 돌변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잘 포착, 환상적인 앙상블을 완성했다.

다만 놀라게 하기 위한, 또 반전을 위한 장치들이 과하게 들어가 불편함이 초래된다.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하게 된 장항준 감독의 의욕이 앞선 모양이다. 그동안의 갈증을 조절하지 못한 것 같다. 끝없는 포장으로 피로감이 쌓인다. 결말로 달려가기 위한 억지 설정은 개연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욕심을 덜어내고 오히려 담백하게 연출했다면, 독특한 뼈대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을 듯하다.

그럼에도 퍼즐 맞추듯 흘러가는 전개는 꽤 흥미롭다. 장항준 감독은 “극도의 긴장감과 치닫는 스토리를 담아내야 하는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장르적 재미와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개봉은 오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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