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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 17년 만에 시트콤으로 돌아온 박영규의 코믹 연기는 여전히 유효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햇수로 2년이라는 기간 동안 방송된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인기는 대단했다. 대한민국 시트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전국민적 인기를 구가했던 ‘순풍산부인과’는 그후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하이킥’ 시리즈들을 만들었던 한국형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선풍적인 인기만큼이나 ‘순풍산부인과’는 여러 스타들과 유행어들을 배출해냈다. 그리고 그 중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은 바로 미달이 아빠 박영규다. 당시 박미달(김성은 분)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던 박영규는 특유의 어투로 뱉어내는 “장인어른”이라는 대사를 전국적 유행어로 만들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박영규의 차기 행보에 대해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또 어떤 코믹 연기를 펼칠까에 대한 것.

이는 자연스레 박영규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배우에게 한 이미지로의 고착화는 정체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 그렇기에 박영규는 코믹 연기의 정반대 역들을 더 많이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대해 박영규 자신 역시 큰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TV조선 일일극의 역습 ‘너의 등짝에 스매싱’ 제작발표회에서 박영규는 이에 대해 “순풍 산부인과'가 오랜 시간동안 저한테 좋게, 또 안 좋게도 각인 됐던 것 같다”며 “미달이 아빠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회장님이라던지 심각한 인물도 많이 연기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것.

SBS '순풍산부인과', KBS1 '정도전'
SBS '순풍산부인과', KBS1 '정도전'

하지만 쉽게 각인된 코믹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데에는 큰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 노력이 제대로 빛을 발했던 것은 바로 2014년. 그 해 방송된 KBS1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인임 역을 맡았던 박영규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리스마의 인물의 모습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이에 박영규는 2014년 KBS ‘연기대상’에서 김상경과 함께 장편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당시 박영규는 수상소감으로 “서울예술종합학교를 다니면서 남산 KBS를 바라봤다”며 “40년이 넘어 KBS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역시 40년 꿈을 꾸니 좋은 상을 받게 됐다. 행복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또한 박영규는 수상소감에 이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무대에서 열창하며 그의 인생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후 3년이 지나고 ‘순풍산부인과’에서부터는 17년이 지난, 2017년. 박영규는 그간 떨쳐버리려 노력했던 코믹 연기로 다시 돌아왔다. ‘순풍산부인과’를 연출했던 김병욱 크리에이터의 ‘너의 등짝에 스매싱’을 통해서다. 왜 굳이 다시 코미디로 돌아왔을까. 이에 대해 박영규는 제작발표회 당시 “제 안에 있는 코미디적인 코드가 아직 남아 있는가 그리고 그걸 향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가. 그런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내공이 나이에 비례하고 재미와 내공이 또 비례하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에 하게 됐다”고 말을 남겼다.

17년이 지나 다시 도전하는 코미디. 그리고 이 코믹 연기는 ‘너의 등짝에 스매싱’ 첫 방송부터 빛이 났다. 그의 말대로 내공과 재미가 정확하게 비례하는 연기가 펼쳐진 것. 17년이란 세월동안 박영규는 확실하게 달라져 있었다. 오로지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인물의 애환을 담아냈고, 웃음 속에 공감을 담아내는 연기를 펼쳐냈다.

이 때문일까. 박영규의 코믹 연기는 누구보다 더 빛을 발했다. 인생에서 쌓아온 내공과 여전히 들끓는 열정. 이런 마음들이 만들어낸 진실된 코믹 연기. 그렇기에 ‘너의 등짝에 스매싱’으로 돌아온 박영규의 코믹 연기는 더욱 반가움을 크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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