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고원희는 연기를 위해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삶의 애환에 대한 따뜻한 웃음이 깃든 영화였다. 어느 날 갑자기 암을 선고 받은 모금산(기주봉 분)이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며 벌어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내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거창한 주제도, 그렇다고 눈물을 쏟게 하는 극적 구조도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소소한 웃음을 즐기다보면 찾아오는 마음 한 켠의 먹먹함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극 중 모금산의 아들 스데반(오정환 분)의 오래된 연인이자 모금산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는 여인 예원 역을 맡은 배우 고원희는 지난 1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나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약간 연극, 희극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고원희는 “전에 '갈매기‘라는 작품을 봤었다”며 “안토 체홉프 선생님의 작품인데 이게 희극이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이게 왜 희극이냐 비극 아닌가요라고 물었었다. 그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원희는 그런 점이 영화의 끌리는 매력이었다고 밝혔다. “감독님에게도 처음에 이러한 느낌을 가졌다고 말씀 드리니 그게 맞다고 하시더라. 블랙코미디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끌렸다.”

하지만 상업 영화에 비해 적은 제작비로 제작해야 하는 저예산 영화였던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고원희는 이에 대해 “오히려 부담감은 없었다”고 얘기했다. 고원희는 과거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던 경험에 대해 풀어내며 “한 번을 겪어봤기 때문에 그때만큼 부담감은 없었다”고 답했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오히려 고원희는 함께 연기한 배우 기주봉과 오정환 덕분에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연기에 있어서는 가장 확신했었던 작품이었다고 얘기했다. “스데반 역을 했던 오정환 배우님도 밥 먹으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기주봉 선생님과 함께 셋이 만나서 대본도 맞춰보고 했었다. 우리 셋이서는 그렇게 리허설을 한 거다. 그러다보니깐 현장에서도 확신이 차있는 상황에서 연기를 했었다.”

그렇게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간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고원희는 특히 스데반과 예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우선은 관계를 많이 생각했었다”고 얘기했다. 고원희는 “지금 나와 스데반의 관계에서의 감정이 과거의 관계가 쌓여오면서 만들어진 감정선일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했었다”며 “그런 관계 속에서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감독님과도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감독님한테 여쭤봤을 때는 스데반과 예원은 오랜 기간 연애를 해왔고 서로 앞으로 관계가 지속될 수 없다는 거를 서로 알고 있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그 얘기를 들으니깐 이해가 가면서 납득을 할 수 있었다.”

덧붙여 고원희는 예원의 감정에 대해 “사실 도망 다니던 건 스데반이었다. 같이 사는 상황에서 말도 없이 잠수를 타버리고 했을 때 큰 상처가 됐을 것 같다. 그게 지속되다보니 서로 정리가 된 것 같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괜찮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이 둘이 금산을 가게 된 건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였을 수도 있고 정말 마지막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 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하며 영화와 인물에 대해 철저히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런 고원희의 고민 덕이었을까.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인물들의 관계와 그 속에서의 감정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14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