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나 역시 답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장편 데뷔작인 ‘철원기행’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뉴커런츠상을 수상, 국내외 영화제에서 초청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김대환 감독이 두 번째 장편인 ‘초행’을 내놓았다.
‘초행’은 7년차 커플을 통해 청춘들의 불안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대환 감독은 연출 계기, 과정 등 ‘초행’의 모든 것을 속속히 공개했다.
“2년 전쯤 지금의 아내와 연애한지 7년 됐을 때 떠올리게 됐다. 그 시점부터 양가 부모님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었고, 저희 두 사람에게 결혼이 큰 부담과 불안과 벽으로 느껴지더라. 동료나 친구들에게 이야기해보니 같은 불안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 시점으로 영화를 만들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진행하게 됐다.”
이어 “실제 내 경험이 영화의 구체적 사건으로 들어간 건 없는데, 7년 연애했다는 것과 미술학원 강사 경험을 했었다는 등 설정으로 들어간 건 몇 개 있다. 나머지 다른 것들은 영화적 설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초행’의 작업이 흥미로운 건 시나리오에 의지하기보단 유연한 시스템 속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배우들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지면 답을 내놓는 식이었다.
“처음 그렇게 정했던 이유는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에 대한 주관이 들어간 게 오만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당시 결혼 전이었기에 영화를 통해서 뭔가 찾아가는 현장이었으면 좋겠다 싶어 즉흥적인 연기로 질문, 답을 찾아가는 연출 스타일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그런 즉흥적인 연출과 연기를 통해 새로운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큰 성취가 있었다. 물론 하루하루가 치열하고, 고민되고 머리 아프긴 했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보다 훨씬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 차를 주 배경으로 활용한 것도 독특한 지점이다. 김대환 감독은 “차를 배경으로 연출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고민됐다. 제한된 공간에서 기존 영화들과 어떻게 다른 부분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로케이션 헌팅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실제 내 차인데 차 상태가 안 좋아서 소음이 심하다. 이 풍경 속에서 이 소음이 들리면 그 자체로 이들이 처한 상황, 감정이 들겠다 판단한 거다. 내가 예상치 못한 대화들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쓰지 않아 오히려 ‘초행’만의 매력이 극대화되기도 했다. 김대환 감독은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음악을 어중간하게 쓰면 오히려 방해가 될 거라 생각했다. 음악이라는 게 어려운 지점을 쉽게 풀어주는 역할도 하는데 기대고 싶지 않았다. 실제 같은 느낌을 담고 싶었는데, 음악으로 이 드라마를 강력하게 만드는 걸 피하고 싶었다.”
“‘철원기행’ 다음으로 만든 작품인 만큼 부담감은 있었다. ‘초행’은 거창한 메시지를 담아야겠다는 태도로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당연히 픽션이지만,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지 싶다. 영화를 보고 결혼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면, 그리고 작은 용기가 생기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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