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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김기덕 감독의 폭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인 여배우 A가 입을 열었다.

14일 오전 서울특별시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피해자인 여배우 A는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 현재 심경과 검찰의 구형에 대한 안타까움을 읍소했다.

사건의 시작은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서부터였다. 여배우 A는 당시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이 여주인공이었던 자신에게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거나, 베드신 및 남성배우의 성기를 만지게 하는 행위를 강요했다며 올해 초 영화노조를 찾아가 이 같은 내용을 신고,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됐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김기덕 감독을 여배우 A 씨에 대한 폭행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가 폭행죄와 함께 고소한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모욕죄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 6개월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이에 여배우 A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여배우 A는 “저는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닙니다”라며 “이 사건은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입니다”라고 사건에 대해 설명한 후 사건 당시 자신은 “2개월 동안, 거의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성폭력사건뉴스기사를 접할 때마다, 저는 당시의 사건이 떠올라 고통을 겪습니다. 심지어 누가 제 앞에서, 손만 올려도 저는, 당시의 폭행 충격이 떠올라,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 시달립니다”라고 덧붙이며 여배우 A는 눈물의 읍소를 이어갔다.

여배우 A는 “저는 지난 4년을 수치심과 억울함 속에서 방치된 채 보냈습니다”라며 김기덕 감독 측이 자신에게 행했던 일들을 요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여배우 A는 애초 알려진 촬영장 무단이탈에 대해서도 “저는 최종까지 김기덕 감독님과 의견 조율에 최선을 다했고, 결과적으로, 저와의 촬영 중단을 결정한 건, 김기덕 감독님입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가림막 뒤의 여배우 / 사진=서보형 기자
가림막 뒤의 여배우 / 사진=서보형 기자

또한 여배우 A는 “사건이 공론화 된 후, 저는 많은 악플에 시달렸습니다”라며 당시 악플을 단 네티즌이 자신과는 일면식도 없고 김기덕 감독과의 인연이 있는 후배 영화 배우였다고 말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여배우 A는 검찰의 약식기소 구형에 대해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라며 다시금 사건 해결에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배우 A의 첫 공식석상 기자회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건 당시 영화 관계자와 여배우 A 간의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사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과연 여배우 A의 읍소는 향후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에 대해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하 여배우A 입장 전문’

저는 오랜 고민 끝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는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입니다.

2013년 3월, 잠시 후 당시 녹취파일을 들어보시면 상황을 짐작하시겠지만, 사건 직후, 저는 2개월 동안, 거의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2013년 6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에 피해를 알렸습니다. 방문도 했고 변호사도 만났고 심리 상담 치료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사건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영화계의 변호사분, 지인 분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세계적인 감독을 상대로 고소하는 것이, 승산 있겠냐, 화는 나겠지만 잊으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란 것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성폭력사건뉴스기사를 접할 때마다, 저는 당시의 사건이 떠올라 고통을 겪습니다. 심지어 누가 제 앞에서, 손만 올려도 저는, 당시의 폭행 충격이 떠올라,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 시달립니다.

제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은 것은, 2017년도로, 사건 발생, 4년 후입니다. 이에, 강제추행치상으로 고소한 것이 타당 하냐,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당시 저는 정신과에 다니면, 진료 기록이 평생 남을까 두려워, 병원엘 가질 못했습니다. 병증을 겪고 있어도, 정신과 질환은, 당장 출혈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치료의 다급성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기에, 몇 년 씩 방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는 지난 4년을 수치심과 억울함 속에서 방치된 채 보냈습니다.

녹취파일이 공개되면 아시겠지만, 2013년 사건 발생 직후, 저는 즉시, 김기덕 감독님의 대리인 역할을 해 온 김기덕 필름 관계자 분께, 사전협의 없이 강제로, 남자 배우의 성기를 잡게 한 것과 폭행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당시 김기덕 감독님은 “시나리오에 없는 것을 찍은 거에 대해, 미안하다, 앞으론 절대 즉석에서 임의로 만들어서 찍지 않겠다”, 심지어 대본까지 고쳐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김기덕 필름관계자는 갑자기 말을 바꿔, “감독님이 저에게 화가 났다. 돈을 조금 줄 테니, 이미 찍은 촬영분만 쓰거나 그것도 싫음 촬영을 접을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저는 최종까지 김기덕 감독님과 의견 조율에 최선을 다했고, 결과적으로, 저와의 촬영 중단을 결정한 건, 김기덕 감독님입니다.

저는 무책임하게 촬영장 무단이탈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덕 필름측은 언론에 배포한 공식 보도 자료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출연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 3회 차 촬영에서 오전 10시까지 기다려도 제가 오지 않자 피디가 저의 집 근처까지 와, 수차례 현장에 나올 것을 요청을 했지만, 제가 끝내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거짓말을 했고, 그의 스텝 역시, 아시는 바대로 지난 8월 SNS를 통해, 여배우가 잠적했다는 등의 거짓을 유포했습니다.

녹취파일 마지막부분, 저는 스텝들이 저로 인해 잔금을 못 받을까 걱정 돼, 그들이 잔금을 모두 받았는지 확인하는 녹취록까지 있는데, 이게 어떻게 제가 잠적한 것입니까!

도대체 세계적인 김기덕 감독님이, 무명의 힘없는 배우인 저에게, 이렇게 까지 하시는 이유가 과연 무엇입니까?

사건이 공론화 된 후, 저는 많은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그중 저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사건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며, 호소문을 마치겠습니다. 한 달 가까이 반복해서 저의 실명과 신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건 물론이고, 언론에, 제 신상을 제보하자는, 협박에 가까운 댓글을 단 네티즌이 있었습니다.

경찰조사가 진행되자 그 네티즌 제게 연락을 해 왔고, 저는 그분의 신상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 분은, 저보다 최소 15년 이상, 데뷔가 늦은, 후배 영화 배우였습니다.

저는 그 분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그분은 김기덕 감독님과 인연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정말 비참합니다. 그들에 비하면 저는 명성도 권력도 아무 힘도 없는, 사회적 약자입니다. 게다가 저는 사건의 후유증으로, 배우 일도 접었습니다. 같은 여자 연기자로써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는지, 제가 영화계의 힘 있는 유명 배우였어도, 그런 수모를 제게 줄 수 있는지, 그 여성배우에게 묻고 싶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촬영현장에서 함께 연기했던 모 배우는, “어떤 분이 촬영하다 나갔다는 얘기만 들었다, 나조차 그 분을 직접 뵌 적이 없다”는... 왜 굳이 이런 거짓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는지, 저는 그 개인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분들과 원한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아니 개인적으론 알지도 못하는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거짓말하며, 이렇게까지 제게, 가혹한 짓을 하는지, 저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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