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김기덕 감독의 폭력 혐의 처분에 대해 여배우 A가 입을 열었다.

14일 오전 서울특별시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앞서 여배우 A 씨는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초 영화 '뫼비우스'의 여주인공이었던 A 씨에게 김기덕 감독이 촬영 당시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거나, 베드신을 강요했다고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출연을 포기했고, 그 역할은 다른 여배우에게 넘어갔다. 이후 A 씨는 올해 초 영화노조를 찾아가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놨고,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7일 김기덕 감독을 여배우 A 씨에 대한 폭행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가 폭행죄와 함께 고소한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모욕죄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 6개월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사진=서보형 기자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사진=서보형 기자

이에 이날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인 이명숙 변호사는 이러한 판결에 대해 "영화계에 만연해 온 고질적인 병폐를 바로 잡기를 기대해 온 국민들의 바람이 좌절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과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명숙 변호사는 "가정 폭력 피해 아내가 정당방위 주장을 해도 검찰은 한결 같이 살인한 직후에 병원에 가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진단 받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진단받아도 이를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 사건 역시 이와 다를 바 없다고 검찰의 사건 판단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 사진=서보형 기자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 사진=서보형 기자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은 “해당사건은 지난 1월 23일 영화인신문고에 '성폭력 및 부당해고'건으로 접수됐으나, 신고인이 부당하게 입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성폭력', '폭행' ,'명예훼손' 중 '성폭력' 관련 부분은 민간단위에서 면밀하게 조사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신문고 사건 조사에서 제외됐었다”며 이외의 부분은 약 6개월 동안 면밀하게 조사의 과정을 가졌다고 이야기했다.

홍태화 사무국장은 그 과정에서 “신고인이 주장하는 폭행부분에서는 해당 영화제작 참여스태프들의 증언을 통해 피신고인(김기덕 감독)이 신고인을 2회에서 3회에 걸쳐 뺨을 떄린 것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또한 신고인이 주장하는 명예훼손 부분에서 피신고인이 해당영화 스태프에게 '배우가 무단 하차였다'등으로 알려, 신고인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에 대해서는, 신고인이 제공한 피신고인 대리인(해당영화의 책임자)과 수차례 통화된 녹취파일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홍태화 사무국장은 “피신고인이 직접 소명한 공문에서도 김기덕 감독이 성기를 잡게 하고 찍은 사실도 인정하였습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림막 뒤에 서 있는 여배우A / 사진=서보형 기자
가림막 뒤에 서 있는 여배우A / 사진=서보형 기자

여배우 A 또한 직접 입을 열었다. 이날 직접 기자회견 장소에 참석한 여배우 A는 당시 사건이 있은 후 영화 제작자와 가졌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통화 녹취록에는 당시 사건에 대해 울먹이며 이야기하는 여배우 A의 목소리와 함께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제작자의 목소리가 담겼다.

녹취록을 공개한 후 여배우 A는 “당시 녹취파일을 들어보시면 상황을 짐작하시겠지만, 사건 직후, 저는 2개월 동안, 거의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습니다”며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란 것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성폭력사건뉴스기사를 접할 때마다, 저는 당시의 사건이 떠올라 고통을 겪습니다. 심지어 누가 제 앞에서, 손만 올려도 저는, 당시의 폭행 충격이 떠올라,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 시달립니다”고 당시 사건 탓에 아직도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여배우 A는 “저는 지난 4년을 수치심과 억울함 속에서 방치된 채 보냈습니다”며 “저는 (사건 당시) 즉시, 김기덕 감독님의 대리인 역할을 해 온 김기덕 필름 관계자 분께, 사전협의 없이 강제로, 남자 배우의 성기를 잡게 한 것과 폭행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당시 김기덕 감독님은 “시나리오에 없는 것을 찍은 거에 대해, 미안하다, 앞으론 절대 즉석에서 임의로 만들어서 찍지 않겠다”, 심지어 대본까지 고쳐주겠다고 하셨습니다“고.

허나 이후 “김기덕 필름관계자는 갑자기 말을 바꿔, “감독님이 저에게 화가 났다. 돈을 조금 줄 테니, 이미 찍은 촬영분만 쓰거나 그것도 싫음 촬영을 접을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통보했습니다”고 억울한 측면이 많음을 여배우 A는 이야기했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마지막으로 여배우 A는 “정말 비참합니다”라며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고 얘기하며 호소의 눈물을 흘렸다.

여배우 A는 또한 이렇게 사건을 제기하게 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설 가치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여배우 A는 검찰의 구형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강요 부분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하는 데 이해가 안된다. 검찰에서 그냥 외면하실까봐 많이 두렵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뫼비우스' 촬영 현장에 대해 "너무 무서웠다"며 "감독님은 첫 촬영부터 저한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감독님은 연기지도라며 갑자기 얼굴을 세게 세 대 때리셨다. 그 후 바로 카메라를 켜서 연기를 하라고 시켰다"고 얘기했다. 이어 여배우 A는 "그 과정에서 아무도 제제하지 않았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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