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롤러코스터 같은 201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가운데 각 방송사도 자신들이 주력으로 내밀었던 드라마에 대한 성적을 받았다. 롤러코스터 같은 한해를 보낸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은 성적표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 MBC = 사극명가로 세운 자존심, 총파업이 아쉬워
MBC는 역시 ‘사극명가’였다. 2017년에도 사극이 MBC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그 출발점은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었고, 그 바통을 이어 받은건 ‘군주-가면의 주인’이었다. ‘역적’은 김상중과 윤균상의 호연에 힘입어 월화극 1위에 올랐다. ‘군주’ 역시 유승호, 김소현의 활약을 바탕으로 방송 내내 수목극 1위를 지켜냈다. ‘군주’ 후속으로 방송된 ‘왕은 사랑한다’ 역시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9월4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 등을 이유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MBC 드라마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직격탄을 맞은 건 ‘왕은 사랑한다’ 후속으로 방송된 ‘20세기 소년소녀’였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첫방송 일정이 두 번이나 연기됐고, 마지막 주에는 방송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등 홀대를 당했다. 그 사이 ‘죽어야 사는 남자’는 ‘병원선’의 땜빵으로 편성됐지만 수목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주말극은 편성을 달리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방송하던 것을 요일을 나눠서 방송하기로 한 것. ‘돈꽃’은 토요일, ‘밥상 차리는 남자’는 일요일에 편성돼 2회 연속 방송되고 있다. 다소 무모한 시도일 수 있었지만 ‘돈꽃’과 ‘밥상 차리는 남자’ 모두 15%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 KBS = ‘맨홀’에 빠졌다가 나온 KBS의 ‘황금빛 내 인생’ 출발을 좋았다. 남궁민을 앞세운 ‘김과장’이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 똘끼 넘치는 남궁민과 이준호의 브로맨스와 사이다 스토리를 바탕으로 KBS는 오랜만에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쌈, 마이웨이’는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송하윤 조합과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KBS 월화극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계속 꽃길이 예상됐지만 잘 가던 길이 ‘맨홀’에 빠졌다. 지난 8월9일부터 9월28일까지 방송된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 씻을 수 없는 굴욕을 남겼다. 그 굴욕은 다름아닌 최저 시청률이었다. ‘맨홀’ 8회가 1.4%를 나타낸 것. 이는 시청률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1년 이후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었다. 새로운 작가와 감독을 투입하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첫 회(3.1%)가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은 넘지 못하고 떠났다.
온탕과 냉탕을 오간 KBS였지만 주말극에서만큼은 ‘꽃길’이었다. ‘아버지가 이상해’와 ‘황금빛 내 인생’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영철, 이유리 등을 앞세운 ‘아버지가 이상해’는 최고 시청률 36.5%를 기록했다. 후속작 ‘황금빛 내 인생’은 지난 10일 방송된 30회가 41.2%를 기록하며 ‘가족끼리 왜 이래’ 이후 2년 만에 ‘꿈의 시청률’ 40%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32회 역시 40.7%를 나타내며 KBS의 2017년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 SBS = 법정물과 사전제작 드라마에 빠지다
2017년, SBS 드라마를 관통하는 단어는 ‘법정물’이다. 과거부터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드라마를 많이 방영해왔던 SBS는 올해만 해도 ‘피고인’, ‘귓속말’, ‘수상한 파트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조작’, ‘의문의 일승’, ‘이판사판’ 까지 무려 일곱 작품을 법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계속된 법정물에 피로감이 올 수도 있었으나 성적은 꽤 괜찮았다. 법정물이 아닌 ‘사랑의 온도’, ‘다시 만난 세계’ 등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또 하나의 단어는 ‘사전제작 드라마’다.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엽기적인 그녀’, ‘당신이 잠든 사이에’까지 무려 세 편의 사전제작드라마를 방영했다. 이영애, 주원, 오연서, 이종석, 수지 등 쟁쟁한 라인업을 내세우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지만 아쉽게도 성적은 좋지 않았다.
▲ JTBC = 도봉순→품위녀로 도전한 드라마 명가 종합편성채널 중 유일하게 꾸준히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JTBC. 2014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드라마라는 꽃은 3년이 지난 2017년 비로소 봉오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먼저 JTBC는 시간대에 변화를 줬다. 기존 오후 8시30분에 방송되던 금토드라마를 오후 11시대로 옮긴 것. 이를 통해 시청자들을 끌어안고자 했고, 그 중심에는 ‘힘쎈여자 도봉순’과 ‘품위 있는 그녀’가 있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첫방송 4%,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JTBC에 웃음꽃을 선물했다. 코믹, 멜로, 액션,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버무려졌고, 고정 시청층의 응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제 12회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한국 작품 중에서는 유일하게 노미네이트 됐고, 박보영은 이 작품을 통해 여자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다음 바통을 이어 받은건 ‘품위 있는 그녀’였다. ‘힘쎈여자 도봉순’을 집필한 백미경 작가가 다시 펜을 든 작품으로, 첫방송 시청률은 2.0%에 불과했지만 16회에서는 9.9%를 기록,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새로 썼다. 상류층의 삶과 이 사회의 모순을 가감없이 그려내면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손꼽히고 있다.
▲ tvN = 공감대 형성+수목극 신설+시간대 변경, 이견 없는 드라마 명가
개국 11주년을 맞이한 tvN은 2017년 파격적인 변화로 지상파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금토극을 토일극으로 편성이동했고, 기존 오후 11시에 방송되던 평일극을 오후 9시30분으로 전진배치했다. 여기에 수목극을 신설하면서 지상파와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펼치게 됐다.
그 시작은 금토극의 편성 이동이었다. ‘비밀의 숲’부터 금토가 아닌 토일로 방송 시간을 바꾼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비밀의 숲’은 한국 수사물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쫄깃한 스토리 전개로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연말 시상식에서도 ‘비밀의 숲’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평일극은 편성변경 전과 후로 나뉜다. 편성 변경 전에는 ‘내성적인 보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써클:이어진 두 세계’, ‘하백의 신부 2017’ 등이 방송됐다.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것. 다양한 장르와 배우들이 출동했지만 아쉽게도 성적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편성 변경 후 월화극에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막돼먹은 영애씨16’을, 수목극에는 ‘크리미널 마인드’, ‘부암동 복수자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배치했다. 그리고 이 편성 변경은 주효했다. 지상파 프라임 시간대 배치된 작품들과 견주어봐도 손색없는 성적을 기록한 것.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7%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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