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혜랑기자] 역시 연기의 신(神)은 달랐다. 배우 장미희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빛내며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다.
장미희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극본 김인영/연출 한상우)에서 장백희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현재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흑기사’는 남자 주인공 김래원(문수호 역)과 여자 주인공 신세경(정해라 역)의 짙은 멜로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장미희의 열연이 극의 재미를 한층 드높이고 있다.
장미희가 연기하는 장백희는 200년 이상의 세월을 살아온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그는 과거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양반가에서 내쳐진 슬픔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품은 원한을 해라와 샤론(서지혜 분)의 운명을 뒤바꾸는 것으로 풀었다.
즉, 정해라와 샤론의 운명을 바꾼 인물이 장백희로 이 모든 이야기는 그의 선택에서 시작된 것. 때문에 그는 자신이 선택한 운명을 다시 원래대로 바로잡기 위해 중간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칫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수호와 해라의 멜로에 백희라는 입체적 인물이 더해지며 극의 몰입도가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 장미희는 나직하지만 서늘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는 목소리 톤으로 카리스마까지 풍기고 있다. 그의 연기 내공을 새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특히나 백희는 자신과 같은 불로불사의 죄를 받고 있는 샤론의 편에 무조건적으로 서지 않는다. 그는 중간에서 놀라울 만큼 공정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문수호의 사랑에 눈이 먼 샤론이 그릇된 행동을 할 때 백희가 나서 이를 바로 잡아준다.
양장점에서 일하는 만큼 그의 고상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의상 또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의상마저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의 자태는 신세경과 서지혜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젊은 주인공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장미희는 ‘흑기사’ 속 숨은 흑기녀나 다름 없다. 서지혜의 악행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장미희가 끝까지 흑기녀로서의 진가를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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