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서보형 기자
배우 박정민/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동정 아닌 존중을 토대로 삼았죠” ‘파수꾼’을 통해 단번에 충무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바 있는 배우 박정민은 영화 ‘동주’로 재조명받으며 현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신작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서번트증후군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 스스로 간절히 출연을 원한 박정민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정민을 만나 보니 그는 서번트증후군 ‘진태’가 아닌 ‘진태’ 그 자체로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 캐릭터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배우라는 것 역시.

“이병헌 선배님이 하신다고 하니 시나리오 보기 전부터 호감이 갔다. 원래 시나리오를 한 번에 못읽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는 막 웃다가 마지막에 찡하다가 순식간에 읽었다. 이 영화는 놓치면 속상하겠다 싶었다. 매니저 형에게 진짜 하고 싶은데 어떡하면 되겠냐고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하지만 박정민이 분한 ‘진태’는 특별한 캐릭터다. 하나부터 열까지 보살핌이 필요한 서번트증후군 환자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해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는데 막상 결정하고 나니 고민이 생겼다. 서번트증후군 범주에 계신 분들의 마음을 이해해야겠다고 접근했는데 관련 연구를 수십년 하신 분들도 아직 결과를 내지 못한 세계를 몇 개월 만에 이해하려고 하는 건 무례한 일 같았다. 그 계기는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이어 “그렇다고 관찰을 위해 한 건 아니고, 그들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내 자신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내가 맡은 반 친구들을 만나면서 다짐한 첫 번째 원칙이 이들의 가족, 선생님이 불쾌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였다. 오버해야 하는 부분은 누르고, 너무 절제하면 가짜처럼 보일 수 있으니 그 선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는데 선생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덧붙였다.

극중 ‘진태’를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박정민 필모그래피 사상 역대급 귀요미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박정민은 실제 서번트증후군 환자들로부터 착안했다.

“‘진태’와 비슷한 분들 인터뷰도 하게 해주시고,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셨는데 결국은 내가 맡은 반 친구들이 ‘진태’와 닮아 있었다. 가장 놀란 게 애들이 너무 잘 웃는다. 나를 바라보면서 되게 행복하게 웃을 때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동정이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존중하게 해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배우 박정민/서보형 기자
배우 박정민/서보형 기자

뿐만 아니라 박정민은 의상부터 안경, 가방에 이르기까지 소품 하나까지 아이디어를 내는가 하면, 직접 준비하며 현실성을 높였다. “의상 피팅할 때 새 옷을 입으니 느낌이 안 살아서 낡은 옷을 가져와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내 옷 중에는 없어서 안방 장롱에 아버지 옷들이 꽤 있어서 가져와 입었다. 안경은 안경점 가서 양해구하고 50개 정도를 써본 것 같다. 가방의 경우는 ‘염력’ 촬영 당시 우연히 본 ‘진태’와 비슷한 분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분처럼 백팩, 크로스백을 동시에 매게 됐다.”

하지만 영화 속 ‘진태’는 “네~” 외에는 거의 대사가 없어 박정민이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대사가 없으니 힘들긴 하더라. ‘네’라는 대사가 제일 많은데 책을 통해 같은 ‘네’가 아님을 알게 됐다. 의사를 표현하는 가장 쉬운 글자인 거다. 내 대사보단 상대방 대사를 분석해 ‘진태’가 들으면 좋을지, 싫을지, 알지, 모를지 생각하며 스피드, 호흡 등을 생각했다.”

“스스로 출연작을 볼 때 내 실수를 찾아보는 버릇이 있어서 그게 발동했다가 어느 순간 영화를 보게 됐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울었다. ‘동주’ 때 울었던 거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보고 느낀 건 웃고 싶고, 감동 받고 싶으시면 보심 될 것 같다. 그게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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